북한이 자꾸 미사일을 쏘는 이유

우리와 미국이 북한과 한 약속을 어겼기 때문이다.

4.27. 판문점 선언
①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하였다. 당면하여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며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정전협정 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제1항의 적대행위는 구체적으로는 폭격기와 항공모함 등을 동원한 미국과의 합동 군사 훈련을 말한다. 이러한 훈련은 방위를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밥 먹듯 하는 짓들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종전선언에 서명하기 전에 북한이 먼저 핵무기 대부분을 폐기해야 한다’고 거듭 요구하며 태도를 바꿨다고 복스는 전했다.
연합뉴스 2018. 8. 30

우리 국방부는 국방백서라는 걸 발간하며 거기에 주적을 명시한다. 문재인 정부 때 주적 개념이 사라졌는데 윤석열 정부 들어 다시 북한을 주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북한은 우리처럼 정부가 공식적으로 주적을 정하진 않지만 조선중앙방송과 노동신문을 통해 제국주의자 즉 미국과 일본을 원수나 숙적 등으로 칭하며 사실상 주적 취급을 하고 있다.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우리가 북한의 주적인 건 아니다. 김정은도 바보는 아니라서 우리에게 주체적으로 관계를 개선할 능력이 없다는 건 잘 알고 있다. 물론 허구헌 날 쏘아 대는 미사일도 우리를 겨냥한 건 아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국을 향해 “우리는 여전히 남조선 것들을 상대해 줄 의향이 없다”고 했습니다. 오늘(19일) 김 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바보들이기에 일깨워주는데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서울을 겨냥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경향신문 2023. 2. 19.

이런 미사일들은 icbm 즉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로서 다른 대륙을 겨냥할 정도로 먼 사정거리를 가진 것이다. ballistic이란 ‘탄도의’라는 뜻의 형용사로 낮은 고도에서 추진 장치를 이용하여 직선에 가깝게 비행기가 날아가듯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 곡사포처럼 높이 쏘았다가 멀리 떨어지게 하는 거라는 뜻이다. 근데 박격포 같은 것들보다는 훨씬 더 높이 대기권까지 쏘아 올린다. 현재 미국의 서부 지역은 사정권에 들어와 있다.

그렇다고 전쟁이 나도 우린 안전하단 말은 아니다. 휴전선 근처에서 남한 전역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들로도 핵과 생화학 공격을 야무지고 촘촘하게 할 수 있다. icbm은 미국과 일본의 문제일 뿐 이미 북한과 우리는 전쟁이 나면 서로를 구석기 시대로 되돌릴 준비는 끝낸 상태다. 바꿔 말하면 우린 이제 굳이 핵 무장을 할 필요가 없다. 그저 형편 되는 대로 빨리빨리 다른 나라로 가서 사는 게 상책이다. 미국은 만일의 사태에 본토를 내주며까지 우리를 보호하지는 않을 거다. 그건 미국이 워낙 식언을 밥 먹듯 하는 나라라서가 아니라 누구라도 그럴 거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