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 mark의 뜻 – 기억하다

Ukrainian Soldier Marks Decade at War
– the wall street journal 2024. 2. 27.

동사 mark는 자주 쓰이지만 어려운 단어다. 우리말에는 딱 맞는 단어가 없기 때문이다.

명사 mark는 ‘표시’라는 뜻이다. 동사 mark는 주로 ‘표시하다’라는 의미로 쓰이는데 여기에서 그 뜻이 더 확장되면 위의 기사 제목처럼 쓰인다.

옥쓰포드 영한사전에 보면 mark를 ‘기념하다’라고 설명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기념하다’를 아래와 같이 풀이한다.

1. 어떤 뜻깊은 일이나 훌륭한 인물 등을 오래도록 잊지 아니하고 마음에 간직하다.

전쟁통에서 10년을 보낸 게 기념할 일은 아니다. 따라서 mark를 기념한다는 뜻으로 이해하는 건 틀리다. mark는 celebrate보다는 더 건조한 의미다. 번역을 할 때에는 ‘기억하다’로 바꾸는 게 적당하다. 기억한다는 동사는 예전의 경험 따위를 끄집어낸다는 의미를 갖지만 무언가를 마음에 새긴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1. 이전의 인상이나 경험을 의식 속에 간직하거나 도로 생각해 내다.
– 표준국어대사전

1. (사람이 과거의 사물에 대한 것이나 지식 따위를) 머릿속에 새겨 두어 보존하거나 되살려 생각해 내다.
– 고려대한국어대사전

mark는 위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온 ‘기억하다’가 아닌 고려대한국어대사전이 풀이하는 그것에 가깝다. 따라서 위의 기사 제목은 어느 우크라이나 병사가 지난 10년의 세월 전쟁터에서 겪은 경험을 다시 끄집어낸다는 뜻이 아니라 전쟁터에서 보낸 시간이 10년에 이르렀다는 걸 ‘인식한다’ 또는 10년의 세월로 ‘기억한다’는 의미다.

8. To celebrate or acknowledge (an event) through an action of some k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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