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을 살리는 것인가 죽이는 것인가 – 미국의 스쿨 초이쓰
Add Alabama to the growing list of states that have passed universal school choice via education savings accounts, or ESAs.
– the wall street journal 2024. 3. 11.
스쿨 초이쓰는 쉬우면서도 어려운 개념이다. 우선 그 이름부터 정리를 하자면 이걸 ‘학교 선택’이라고 번역하면 안 된다. 스쿨 초이쓰는 단순하게 학교를 고른다는 뜻이 아니라 특정한 프로그램 또는 정책을 뜻한다. 따라서 나는 그냥 ‘스쿨 초이쓰’라고 한다.
Advocates use the term “school choice” to refer to programs and policies that let families use public money to access schools beyond their local option, including private schools.
– u.s.news 2023. 4. 14.
미국에도 우리처럼 학군과 공립 학교의 개념들이 있다. 그리고 우리처럼 자식들을 사는 동네의 공립 학교에 보내지 않고 멀리 비싼 돈 주고 사립 학교에 보낼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와 결정적으로 다른 낯선 제도가 있다. 자식을 공립 학교에 보내지 않는 부모에게 정부가 금전적인 지원을 해 주는 거다. 왜 이럴까? 제도의 취지는 낮은 질의 공립 학교들로 하여금 사립 학교 등과 경쟁을 하게 만드는 것과 공립 학교 아닌 다양한 종류의 학교 등에서 자식들을 교육시키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수요에 부응하는 것 등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다양한 종류’에는 사립 학교 말고도 차터charter 스쿨이나 매그너트magnet 스쿨 등도 포함된다. 무너져 버린 공립 학교만 아니면 된다.
이렇게 스쿨 초이쓰는 학교를 고른다는 개념이 아니라 공립 학교에서 벗어나 보라는 정부의 지원을 말한다. 그 형태는 주마다 달라서 구체적으로는 주 정부의 지원을 의미한다. 이러한 지원 방법들 가운데 많이 쓰이는 것들이 위 기사에 나온 교육저축계좌와 스쿨 바우처다. 교육저축계좌는 세금 혜택을 받는 거고 스쿨 바우처는 좀 더 설명이 필요하다.
미국의 일부 주들은 수준 낮은 공립 학교에 다니는 낮은 소득의 사람들에게 다른 학교로 옮긴다는 조건으로 스쿨 바우처라는 보조금을 제공한다. 엄밀하게 이 바우처는 보조금 자체는 아니고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증서certificate다. 이건 교육저축계좌에 비해 그 수혜 조건이 좀 더 제한적이다.
A school voucher, also called an education voucher in a voucher system, is a certificate of government funding for students at schools chosen by themselves or their parents.
– school voucher, wikipedia
이러한 스쿨 초이쓰는 정치적으로 논쟁적이다. 위에 설명한 제도의 취지와 달리 문제는 정부가 혈세로 공교육 붕괴를 가속화하는 셈이 되고 많은 사립 학교들이 종교 단체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종교적 교육에 정부 돈이 들어간다는 것과 공립 학교에 비해 사립 학교에서의 차별 금지 노력이 약하다는 인종주의적 문제까지 얽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