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고 자식을 두어도 늙고 외로운 건 마찬가지다
내가 기혼자임에도 최근 출간된 <에이징 솔로>를 찾아본 이유는, 노년에 어떤 이들과 늙어갈 것인가는 솔로뿐 아니라 많은 무자식, 유자식부부도 가진 고민이기 때문이다.
– 김은형 기자, 한겨레 2023. 3. 29.
최고의 노후 대책은 결혼하지 않은 딸을 두는 거다. 나의 해어를 관리해 주는 아가씨가 있는데 이 친구는 30대이며 혼자 산다. 명절이나 휴가를 맞으면 부모들을 찾아 뵌다. 심지어 모시고 여기저기 다닌다. 옆에서 가끔 보는 나조차 든든함을 느낄 정도다.
조지 클루니가 나오는 up in the air라는 영화가 있다. 자유로운 관계와 쎅쓰를 즐기는 고참 남자 직원 라이언과 결혼을 중요하게 여기는 신참 여자 직원 내털리가 같이 일을 하는 얘기다. 재밌다. 우리나라에서는 up을 빼고 ‘인 디 에어’라는 이름으로 나왔다.
결혼을 하기 위한 관계에서 애를 먹는 내털리가 라이언에게 푸념하는 장면이 나온다.
내털리: 결혼하고 싶지 않은 거에요? 아이들도 싫고요?
라이언: 싫은 게 그리 이상해?
…
라이언: 결혼해야 하는 필요를 납득시켜 봐.
…
내털리: 안정감?
라이언: 안정적인 결혼 생활을 몇이나 알고 있는데?
…
내털리: 혼자 죽지 않는 거?
라이언: 내가 열 두 살이었을 때부터 생각을 해 보겠는데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모두 양로원에서 돌아가셨고 우리 부모님도 마찬가지였어. 착각하지 마. 우린 모두 죽을 때 혼자야. 하긴 그 샌 디에고에서 하얀 무늬 운동화 신고 조그만 종이컵에 쿨-애이드 타서 마시고 죽은 사이비 집단들은 같이 죽긴 했지. 그렇다고. 정 원하면 그렇게 죽을 수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