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사람들도 빠져들기 쉬운 초능력 장사 사이비 종교

이지영이라는 유명한 대학 입시 강사가 있다. 많이 배웠고 재산도 많고 사회적으로도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 몇 년 전 이 사람이 많이 아팠는데 초능력을 부리는 사람들로부터 기적을 경험하여 나았단다.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냈던 김병관 장군이라고 있었다. 국방부 장관이 되려 했다가 여러 문제들 때문에 까였다. 그 문제들 가운데 신종현이라는 사람과의 관계도 있었다. 이 사람을 내가 만난 적은 없지만 믿을 만한 사람으로부터 건네 들은 바에 따르면 이 사람 역시 도술을 부렸다고 한다. 지금까지 그 능력이 남아 있는진 모르겠다.

우리가 흔히 성인이라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예수, 부처, 소크라테스 … 모두 기적을 행했다는 사람들이다. 괴력난신을 부정한 건 공자가 유일했다. 노자까지 성인에 넣는다면 그 역시 자신의 이적異跡을 언급한 적은 없다.

사이비 종교의 양태는 대체로 비슷하다. 처음엔 종교색 없이 초능력으로 시작해서 결국엔 섹스로 끝난다. 요상한 것들 몇 개 시전하지 않으면 영업을 할 수가 없다. 특히 초창기엔 더욱 그렇다. 나 역시 누군가의 이적을 바로 앞에서 내 눈으로 본 적이 있다. 놀라웠다. 근데 그게 다다. 그로 인해 나의 삶과 의식이 극적으로 달라지는 건 없다.

사람들은 궁금해할 거다. 그런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 유튜브나 방송에 나와서 보여주고 돈 많이 벌면 될 텐데 하고. 오래전에 어떤 여자애가 tv에 나와서 초능력을 보였던 적이 있다. 눈을 안대로 가리고 손가락 끝으로 사물을 봤다. 옆에서 검증한 의사는 그 능력이 사실이라고 확인해 줬다. 공부에 도움이 되라고 걔 부모가 명상을 시켰는데 수행을 하던 중 그런 능력이 생겼다고 했다. 가능한 일이다. 근데 걔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람들은 그런 걸 보고 환장할 거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근데 뭐 어쩌라고가 된다. 두 눈 두고 뭐하러 그 짓을 하나. 그런다고 걔가 서울대학교 가는 것도 아닌데. 어릴 적 많던 차력사들 지금 없다. 장사 안 된다. 죽어가는 사람들 열 명 눕혀 놓고 다 살려 내던지 열흘 내내 주가 맞추던지 할 정도 능력이면 내가 인정하겠다.

그러니 일생에 별 도움도 되지 않는 희한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먹고 살려면 따로 영업을 해야 한다. 비밀스럽게, 하지만 조금은 새어 나가게 해야 한다. 흔한 건 돈이 되질 않으니 조용히 소문이 나야 미련한 사람들이 돈 싸들고 모이기 때문이다. 근데 이들이 행하는 기적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럴 거 같지 않은 사람들까지 그들의 마케팅에 빠져든다는 거다. 멀쩡하고 심지어 남부럽지 않게 사는 거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도사를 찾고 무당을 찾고 지관을 찾고 기공사를 찾는다. 마음이 가난하니 그렇다. 예수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에게 복이 있다 했지만 내가 보기에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은 그냥 허한 마음으로 불안에 사로잡혀 사는 불쌍한 사람들일 뿐이다.

끄리쉬나무르띠 같은 현대의 영적 교사들은 설령 자신들에게 이적을 행할 능력이 있었어도 이를 내세워 무언가를 하지는 않았다. 사실 사이비라 해도 크게 무리가 없는 원불교가 왜 우리 공동체에서 존경 받는 정통 종교가 되었는지 고민해 보면 답은 쉽게 구할 수 있다.

예수는 자신이 물 위를 걷고 오병이어의 기적을 행한 뒤에야 자신을 우러르기 시작한 이스라엘 사람들을 보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예수께서는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너희가 지금 나를 찾아온 것은 내 기적의 뜻을 깨달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
– 요한의 복음서 6:26


그리고 그는 마음을 집중하여 … (반복절) … 동요하지 않으므로 마음에 전념하고 직행하여 마음으로써 몸을 만들어 낸다. 그리하여 그는 이 몸으로부터 또 새로운 몸을 만들어 내는데 그것은 팔다리 형체를 가지고 있으며 육신의 기능을 한다.
– 디가 니까야, 사문과경 85.

청정도론 XII.25에서는 “[자기의] 몸 안에서 마음으로 만든 [다른] 몸을 생기게 하기 때문에 마음으로 [다른 몸을] 만드는 신통이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 디가니까야, 주석, 각묵 스님

31c 제가 성스러운 영적 체험을 한다는 걸 여러분들께서는 종종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를 두고 멜레터스는 조롱하며 기소했습니다. 이런 경험을 저는 어릴 때부터 했습니다. 무언가를 하면 안 된다는 내용의 음성을 계속 들어 왔는데 반대로 그 음성이 무언가를 하라고 한 적은 없었습니다. 이런 계시에 따라 저는 공적 생활을 하지 않게 되었는데요. 정치에도 관여하지 않게 된 이유입니다. 다행스럽게도 그 덕에 저는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데 만약 제가 정치를 했다면 벌써 죽었을 겁니다.
– 소크라테스의 변론, 플라톤

子不語怪力亂神
공자는 괴력난신을 말하지 않았다.
– 論語, 述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