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학력, 보수주의, 기독교의 관계
똑똑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새로운 현상과 논리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가 쉽다. 이는 배움이 짧은 사람들을 비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가치중립적인 명제다. 좋은 근육을 타고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뛰어난 운동 능력을 보이는 것과 같다. 학습은 지능이 낮은 사람에게 더 소중하다. 이루어 내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학습이 더딘 사람은 뭐를 하나 깨치면 그것에 강하게 집착한다. 어린 아이들이 뭐를 하나 배우면 하루 종일 그거에 대해 같은 소리를 하며 돌아다니는 거와 같다. 대부분의 지식에는 유효한 기한이 있게 마련이라 오늘은 옳은 게 충분한 시간이 지난 뒤에는 그렇지 않게 되기 십상이다. 배움에는 끝이 없는 이유다.
‘보수’는 ‘보전하고保 지킨다守‘는 뜻이다. 힘들게 얻은 것일수록 보전하고 지켜야 할 필요가 크다. 늙으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기 어렵기 때문에 젊었을 때 익힌 건 이들에게 소중하다. 늙을수록 더 보수적이게 되는 건 당연하다.
철 지난 지식 또는 가치관으로 대표적인 게 종교다. 몇몇 신흥 종교들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종교들은 오래되었다. 세계에는 기독교가 맹위를 떨치는 나라들이 이제는 몇 남아 있지 않은데 그 가운데 하나가 우리 공동체다. 이런 나라들에서는 자연스럽게 저학력자들, 노령자들, 보수주의자들, 기독교 사이의 관계가 밀접해진다. [여자 무쏠리니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연설] [조르자 멜로니 지지층에 대한 현지 분석]
문제는 우리 공동체 기독교도들의 경우 보수적인 정도가 이탈리아 기독교도들의 그것보다 심하다는 거다. La Ragazza Nella Nebbia라는 이탈리아 영화가 있다. 10대 여자가 사라져 찾는 범죄 영화다. 영화에서 수사 책임자가 실종자의 부모에게 수사에 도움될 만한 내용을 알려 달라고 하니 대뜸 어머니는 오늘밤 교회에 가서 하느님께 딸을 돌려보내 달라는 기도를 올리겠다고 한다. 수사 책임자가 이들의 태도를 이상하게 여겨 조수에게 그녀의 부모가 활동하는 단체에 대해 묻는다.
– Una specie di setta religiosa?
– 종교단체인가?– Si autogestiscono e seguono regole rigidissime sono creazionisti, antiabortisti, rifiutano i gay … e, ovviamente, sono contrari al sesso al di fuori del matrimonio.
– 예, 엄격한 교리를 가지고 있더군요. 창조론자들에 낙태는 금지하고 동성연애도 금기시하면서 … 혼전, 혼외 성교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Fanatici del cazzo.
– 젖 같은 광신도들이군.
cazzo는 남자의 성기를 뜻하는 욕이다. 우리 공동체의 기독교도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 기독교의 사실상 발상지인 이탈리아에서는 광신도들의 상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