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 외우는 게 자랑인 한심한 기독교도들
김건희가 어릴 때부터 교회를 열심히 다녀 구약을 외운다고 윤석열이 그랬다. 이 말을 듣고 한심하다 생각했지만 이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우리가 성서라 하는 책은 구약과 신약을 함께 일컫는다. 그러나 구약과 신약의 성격은 서로 무척 다르다. 구약은 유태교의 경전이고 신약은 기독교의 그것이다. 단지 이들 사이에 연결되는 부분들이 많을 뿐이다. 예를 들어 예수는 율법을 거스르면서도 자신을 구약에 예언되어 있는 메시아라 했다.
구약 내용의 대부분은 합리적이지 않아 예수가 살던 2천 년 전에 이미 기독교도들은 구약과 갈라섰다. 하물며 지금 우리의 의식 수준과는 절대 공존할 수 없는 내용들이 많다. 여자, 장애인, 이교도를 무시하며 뻑하면 쳐 죽이고 딸이 아버지에게 술을 먹이고 강간을 하질 않나 제가 나은 자식을 먹게 하겠다는 둥 왠만한 야설이나 하드 고어 무비는 저리 가라다. 구약을 찬찬히 읽어 보면 아가만 빼고 구약은 쓰레기라는 오쇼의 주장에 쉽게 공감할 수 있다.
사실은 `아가서’야말로 구약성서 전체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만한 유일한 부분이다. 나머지 다른 것들은 불 속에 던져 버려도 아깝지 않다.
내가 사랑한 책들(books i have loved), 오쇼
이스라엘이 지금 탈탈 털고 있는 가자 지구에서 머리에 조준 사격을 당한 아이들의 시체가 여럿 나오고 있다. 그들의 저 극악무도한 짓들처럼 구약의 내용도 상당 부분이 그렇다. 그래서 미국에는 깊은 반유태주의 정서가 있다. 미국 못지 않게 기독교세가 강한 우리나라에는 반유태주의가 거의 없다. 교회에 몸뚱이만 왔다 갔다 하지 구약을 제대로 읽는 사람들이 없어서 그렇다.
현대 사회에서 구약의 문제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미국 학교 도서관에서 성서를 빼버리라는 민원이 그 예다. 이런 시도는 몇몇 악성 민원인들의 돌출 행동이 아니라 미국 안의 여러 지역들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학교 도서관의 장서 목록에서 성서를 빼 버렸다가 다시 넣었다가 하기도 한다. 근데 여기에서 말하는 건 구약 신약 합본이다.
According to the complaint form, the Bible was challenged because it “promotes sexism, sex, violence, genocide, slavery, rape, and bestiality. …
education week 2022. 12. 15.
신약은 비교적 현대의 보편적인 가치관에 부합하므로 특별히 문제될 게 없다. 이게 시공을 초월한 예수의 위대함이다. 미국 호텔에 가면 침대 협탁 서랍에 성서가 있는데 이건 그냥 얇은 신약이다. 구약은 없다.
모세가 온 이스라엘을 불러 그들에게 이르되 이스라엘아 오늘 내가 너희의 귀에 말하는 규례와 법도를 듣고 그것을 배우며 지켜 행하라.
신명기 5:1
모세가 천명했듯인 구약은 유태인들이 자신들을 위해 엮은 거지 세상 사람들 모두 이걸 믿어라 하는 게 아니었다. 구약에는 시대적, 지리적, 인종적 특성을 배경으로 그들의 독특한 세계관이 담겨 있다. 세계를 아우르는 일반적인 규범이 아니었기 때문에 자신들은 선민 즉 선택된 사람들이라 하는 거다.
구약에 따르면 이스트를 넣은 빵을 먹으면 안 되고 돼지를 먹어도 안 되며 새우랑 조개도 먹으면 안 된다.
그것에 누룩을 넣어 굽지 말라.
레위기 6:17
돼지는 굽이 두 쪽으로 갈라진 쪽발이기는 하지만, 새김질을 하지 않으므로 너희에게는 부정한 것이다.
레위기 11:7
물 속에서 살고 있는 모든 동물 가운데서 지느러미가 없고 비늘이 없는 것은, 바다에서 살든지 강에서 살든지, 모두 너희가 피해야 한다.
레위기 11:10
월경하는 여자는 더럽고 딸을 낳은 여자도 부정하다. 여자는 결혼하면 삭발을 해야 한다. 나탈리 포트먼 나오는 영화에서도 여태 머리 밀고 가발 쓰고 다니는 장면이 나온다.
딸을 낳으면, 그 여자는 두 주일 동안 월경할 때와 같이 부정하다. 피로 더럽게 된 몸이 깨끗하게 될 때까지, 산모는 육십육 일 동안을 집 안에 줄곧 머물러 있어야 한다.
레위기 12:5
네가 만일 그 포로 중의 아리따운 여자를 보고 그에게 연연하여 아내를 삼고자 하거든 그를 네 집으로 데려갈 것이요 그는 그 머리를 밀고 손톱을 베고 또 포로의 의복을 벗고 네 집에 살며 그 부모를 위하여 한 달 동안 애곡한 후에 네가 그에게로 들어가서 그의 남편이 되고 그는 네 아내가 될 것이요.
신명기 21:11~13
예수는 안식일을 지키지 않은 채 아픈 사람을 치료했고 그의 제자들도 안식일에 추수를 하여 먹었다. 안식일을 지키는 건 유태교도들의 의무일 뿐이다. 바울로는 아무거나 가리지 말고 먹으라 하는 것도 모자라 아예 율법을 버렸으며 히브리서의 기자는 마지막으로 레위 사제들과 갈라섰고 아예 성전과 계약의 궤도 개무시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먹고 마시는 문제나 명절 지키는 일이나 초생달 축제와 안식일을 지키는 문제로 아무에게도 비난을 사지 마십시오.
골로사이 2:16
이렇게 세워진 천막 성전 앞칸에는 촛대와 상이 있었고 그 위에는 빵을 진열해 놓았는데 이 곳을 성소라고 합니다. 그리고 둘째 휘장 뒷칸을 지성소라고 불렀습니다. 거기에는 금으로 만든 분향제단과 온통 금으로 입힌 계약의 궤가 있었고 그 궤 속에는 만나를 담은 항아리와 싹이 돋은 아론의 지팡이와 계약이 새겨진 석판들이 들어 있었습니다. 또 그 궤 위에는 영광스러운 케르빔 천신상들이 있어 날개로 속죄판을 내리덮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이런 것들을 자세히 설명할 때가 아닙니다.
히브리서 9:2
예수는 아예 야훼라는 말도 쓰지 않고 하느님이라 했다. 영어 성경들에는 전자가 the LORD라 번역되어 있는데 신약에는 그냥 God라 되어 있다. 그렇다고 야훼라는 이름을 입에 올리는 게 불경스러워서 그런 것도 아니었다. 구약에는 사람들이 야훼라 부르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아담이 아내 하와와 한자리에 들었더니 아내가 임신하여 카인을 낳고 이렇게 외쳤다. “야훼께서 나에게 아들을 주셨구나!”
창세기 4:1
예수는 구약이라는 악습을 깨고 모든 사람들을 자유롭게 하느라 그 고통을 받으며 죽어갔다. 누군가 구약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채 들입다 읽고 심지어 외우기까지 한다면 그건 자랑할 일이 아니라 그 사람의 구약스럽고 기괴한 말과 행동을 경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