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2024 노벨 문학상 스웨덴 기자 회견 – 비상 계엄을 수행하는 소극적 행위
제707특수임무단장이 거리에 서서 기자들에게 솔직하게 밝힌 거처럼 당시 상황엔 군인들이 법적 판단을 하기 힘들었다. 지휘관이 그러했을진대 부사관들이나 사병들은 오죽했겠다. 법을 전공했던 나조차도 상황을 정리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런 일이 가끔이라도 있는 거였다면 머리 속으로 시물래이션이라도 해 봤을 텐데 우리에게는 초현실적인 사태였다.
그런 관점에서 한강의 묘사처럼 내적 충돌을 느끼며 무언가 판단하려 했던 그들의 모습은 그저 어리버리했던 게 아니라 높게 평가 받아야 할 행동이다.
젊은 군인분들 경찰분들의 태도도 인상 깊었는데요. 아마 많은 분들이 느끼셨을 거 같은데 그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뭔가 판단을 하려고 하고 어떤 내적 충돌을 느끼면서 최대한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런 명령을 내린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소극적인 것이었겠지만 보편적인 가치의 관점에서 본다면 생각하고 판단하고 고통을 느끼면서 해결책을 찾려고 했던 적극적인 행위였다고 생각이 됩니다.
– stockholm, sweden 2024. 1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