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란 무엇인가

마취약이 들어가던 10여초. 정말 신기하게 아이는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 그런데 눈이 꼭 감기지 않았다. 실눈을 뜬 아이의 모습이 낯설었다. 그제서야 눈물이 후두둑 떨어졌다.
– 수술방 들어가는 아이 … 내 인생은 내 것만이 아님을 깨달았다, 경향신문 2018. 9. 7.

오래전 아이와 함께 수술실에 들어갔을 때 지금 생각해 보면 죽고 사는 건 나중 문제였다. 단지 그 차갑고 날카로운 공간에서 수술 전 아이가 겪고 있었을 공포를 조금이나마 작게 해 주고 싶었다. 알아듣던가 말던가 나는 왜 이런 일이 우리한테 너한테 필요하며 이 수술은 얼마나 안전하고 이 병원은 얼마나 좋은 병원인지 구구절절 그러나 최대한 진심을 담아 전해 주려 했다. 아이의 눈이 풀리는 걸 보고 밖에서 기다린 시간은 … 사실 전혀 기억에 없다. 딱 그 장면만이 그 사건을 전후로 내 의식에 남겨진 전부다.

孟武伯問孝 子曰 父母唯其疾之憂
맹부백이 공자에게 효란 무엇인가 여쭈니 공자가 답했다. 부모는 오직 자식들이 아플까 걱정이다.
– 論語 爲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