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 화폐와 블록채인 쉽게 이해하기
흔히 대이터를 이용한다는 건 어느 서버에 저장되어 있는 대이터를 읽고 쓴다는 걸 뜻한다. 이 대이터는 서버가 손상되면 같이 날아간다.
똑같은 서버를 여러 컴퓨터들에 만들어 이들 사이의 대이터를 수시로 같게 유지한다면 어느 하나가 고장나도 대이터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다른 컴퓨터에 접속하여 이용하면 된다. 몇 대가 해킹을 당해 왜곡된 대이터를 저장하게 된다 해도 많은 나머지 서버들의 대이터로 금방 다시 복구된다. 이쯤 되면 server라는 개념은 사라지고 peer to peer 즉 모두가 동등해진다. 마치 토렌트를 이용하는 거와 같다. 여기에서 각 컴퓨터가 저장하는 대이터를 block이라 하고 블록을 저장하는 컴퓨터를 node라 한다. 많은 노드들에 저장되어 있는 블록들을 서로 연결하면 blockchain이 된다.
암호 화폐는 그게 어떻게 만들어지고 누구에게 갔다 또 다른 이에게 얼마로 옮겨지는지 모든 과정의 대이터를 블록채인의 블록에 저장한다. 마치 집을 사고 판 기록이 등기소에 있는 등기부에 기록되어 누구라도 볼 수 있는 것과 같다. 이 확인을 할 수 있으면 누가 얼마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여러 노드들의 블록에 의해 동시에 증명된다. 많은 블록들을 한꺼번에 해킹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같은 대이터를 여러 컴퓨터가 중복하여 저장한다는 건 소모적이다. 게다가 그 대이터의 크기도 크다. 비트코인의 경우 2025년 현재 600 gb가 넘고 이론적으로 이 크기는 끝없이 커진다. 현재 2만 개가 넘는 노드들이 저 대이터를 저장하고 있다. 이러한 컴퓨터는 많은 사람들과 기관들이 자원하여 제공한다. 경제적인 보상은 없다. 다만 거래소를 통하지 않거나 지갑이 없어도 비트코인 정보에 바로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암호 화폐의 채굴과 유지에 드는 비용은 기존 금융 시스템의 그것보다 크다. 단지 분산되어 있을 뿐이다. 여럿으로 흩어져 있다 해도 전기를 먹고 물을 쓰고 탄소를 내뿜는 건 달라지지 않는다. 따라서 그 확장성과 지속 가능성이 문제될 수 있다. 소유가 얼마나 안정적이냐 하는 문제도 있다. 논리적으로야 완벽에 가깝게 안전하지만 사실적으로는 거래소가 털리거나 소유 대이터를 잊거나 잃어 버리면 은행에 넣어 둔 돈만 못하다. 돈을 가진 사람이 바뀐 때 그 대이터가 갱신되는 데에 시간이 걸려 물건을 사고 팔 때 지불의 용도로 쓰는 것도 어렵다. 그러나 국경을 넘어 돈을 보내는 경우라면 그 비용이 적고 걸리는 시간이 짧고 물리적 제도적 제한이 없다는 장점들은 기존 금융 시스템의 화폐에 비해 무척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