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걱정스러운 공동체

이재명은 행정가와 정치인으로서 우리 공동체에서 평균 수준을 넘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대표로 맞게 될 우리 공동체의 앞날이 걱정스러운 건 그의 이고ego가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마음 속의 火는 이고이고 이고는 에너지다. 에너지는 발산하게 마련이고 그 대상을 자극한다. 이재명의 이고는 강력해서 비슷한 이고를 가진 사람들을 강하게 끌어들이고 이질적인 그것을 가진 자들과는 극심하게 대립한다. 양극화의 아이콘이다.

정적과 원수처럼 지내는 거까지야 한심한 정치적 수준의 공동체인 걸 감안하면 그렇다 쳐도 중간 지대에 있는 구성원들조차 끌어안지 못하는 건 그의 많은 장점들을 상쇄하고도 남는 공동체 대표로서의 단점이다. 최근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보였던 모습이 그 전형이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후보들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많은 비난을 받았다. 이재명 똘마니 짓을 하지 않는 많은 국회의원들이 선거에 나가는 기회를 잃었다. 칼잡이는 임혁백이라는 사람이었다.

예를 들어 부산은 민주당 후보 6명 중 5명을 단수공천했는데, 모두 비명입니다.
경향신문 2024-3-28

사당화라 표현하며 칼잡이 뒤의 오야붕으로 이재명을 언급한 기자의 지적에 임혁백이 한 변명이다. 변명의 군색한 정도가 기자의 지적이 옳았다는 걸 반증한다. 부산광역시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죽을 자리인데 거기에다 이재명 똘마니 아닌 사람들 다섯을 몰아다 넣고 일을 제대로 했다며 둘러댄다. 저들 가운데 전재수 한 명만 당선됐다.

피아를 분명하게 식별하는 건 정치 아닌 전쟁터의 논리다. 그나마 윤석열보다는 많이 낫다는 점을 위안 삼아 실낱 같은 공동체의 희망을 어거지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