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한 천주교의 성인 팔이 – 카를로 아쿠티스와 그레타 툰베리
천주교는, 누군가가 기독교적으로 존경 받을 만하게 살고, 순교하거나, 사는 동안 또는 죽은 뒤에 두 번 이상의 기적을 보이면 그 사람을 성인으로 정한다. 이를 어려운 말로 諡聖시성이라 하며 영어로는 canonize라 한다. 諡는 ‘시호를 내린다’는 뜻이다. 성서에 그 근거는 없다.
살면서 기적을 행한다는 건 뭔 말인지 알겠는데 죽은 뒤에 그런다는 건 의아할 수 있다. 여기에서 intercession이라는 개념이 나온다.
1991년에 태어나 15살로 죽은 카를로 아쿠티스라는 이탈리아 남자 애가 있다. 천주교를 깊게 믿었다고 하는데 열 다섯 살짜리가 열심히 종교 활동을 했다 한들 얼마나 대단했겠는가. 얘는 죽은 뒤의 이적異跡으로 유명하다. 사람들은 얘의 모형을 밀랍으로 만들어 공개하고 있다. 아픈 사람들이 그 모형 앞에 와서 병을 낫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데 그들 가운데 둘이 나은 모양이다. 이걸 가지고 기적이라며 얘를 성인으로 지정하겠단다. 시체 모형이 아픈 사람을 치료할 수 있다는 말인가?
The boy was reportedly healed after his mother said she prayed to Acutis to intercede and help heal her son.
cnn 2025-6-13
intercede는 ‘탄원한다’는 뜻이다. 아쿠티스에게 탄원을 한 게 아니라 그로 하여금 ‘to’ 탄원을 해 달라고 기도를 했다는 게 중요하다.
너희 중에 병든 자가 있느냐 그는 교회의 장로들을 청할 것이요 그들은 주의 이름으로 기름을 바르며 그를 위하여 기도할지니라
야고보 5:14
천주교는 성인이든 성직자든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행하는 초월적인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다. 단지 이들은 하느님과 그들에게 청원을 한 사람의 중간에서 연결을 해 주는 역할을 하는 거다.
당신 토비트가 기도할 때와 또 사라가 기도할 때 그 기도를 듣고 영광스런 주님께 그 기도를 전해 드린 것이 바로 나였습니다.
토비트 12:12
토비트에는 천사 라파엘이 나온다. 그도 기도 전달의 역할을 했다.
이걸 intercede라 하고 이러한 행위를 intercession이라 한다. 따라서 천주교의 이해에 따르면 아쿠티스의 기적은 걔가 병을 낫게 한 게 아니라 그 영혼으로 하여금 병을 낫게 해 달라고 하느님께 청원하게 한 게 효력을 발한 것이다. 그러니 죽은 사람도 기적을 행할 수 있는 거다. 이렇게 매개자에게 하는 기도를 우리 교회에서는 仲保祈禱중보기도라 한다. 중보란 두 당사자들 사이에서 일이 성사되게 해 준다는 의미다. 말도 어렵고 개념도 그러한데 이는 대체로 우리 삶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들의 특징이다. 누군가가 별 가치도 없는 걸 그럴싸하게 포장해서 팔아먹어야 할 때 쓰는 기술이다.
살다 보면 싸울 수 있고 나라들끼리 참혹하게 전쟁을 벌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지켜야 할 선이 있는 법이다. 지금 이스라엘 군인들은 팔레스타인 아이들 머리를 겨누어 대물 저격 소총을 쏜다. 얼마 전 죽은 교황도 지금 교황도 저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다.
찾아보면 천주교와 관계 없는 기적들은 많다. 우리가 이해하는 우주는 일부다. 어느 가판대에서 1등에 당첨된 로또를 팔았다고 소문이 나면 손님들이 몰린다. 그럼 당연히 거기에선 당첨될 복권들이 더 많이 팔리게 된다. 천주교의 성인 드립은 대단할 거 없는 수준의 영업 전략이다.
그레타 툰베리가 가자에 구호 물품을 배에 싣고 가다 이스라엘 군에 의해 체포됐다. 팔레스타인의 테러를 지지해서가 아니라 전쟁을 하더라도 병원을 공격하진 말고 애들을 조준해서 쏘는 건 지켜볼 수 없다는 최소한의 저항이다. 어느 성직자도 어느 교황도 어느 성인도 툰베리만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