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의불교의 한계를 극복하는 빠알리 경전 공부

부처님의 원음 가르침이라는 게 중국에서 이중으로 번역된 그런 격의불교적인 가르침하고는 상당히 피부에 와 닿는 게 다릅니다.
전재성 한국빠알리성전협회 대표, bbs news 2020-4-20

위의 말씀에서 격의란 우리가 흔히 쓰는 ‘격의 없다’는 표현에서의 隔意 즉 ‘서로 터놓지 않는 속마음’이라는 뜻이 아니라 格義 즉 ‘도리를 헤아린다’는 의미다. 서로 다른 말을 써서 생각하는 방식도 다른 사람들이 형이상학적인 개념을 받아서 그대로 이해하고 전달하기는 어렵다. 중국 사람들은 부처의 가르침을 받아서 자신들의 철학과 사상의 바탕에서 이해하고 전달하려 했다. 물론 그 수단은 한자였다. 심지어 중국 사람들은 빠알리 경전도 아닌 산스끄리뜨 경전들을 가져다 번역했다. 내용은 당연히 왜곡됐다.

우리에게 익숙한 여러 불경들은 빠알리로 전해져 내려오던 게 산스끄리뜨로 바뀐 뒤 이를 다시 중국 사람들이 번역한 것들이다. 그나마 다 번역되지도 않았고 순서도 뒤죽박죽이다. 중국 사람들과는 또 다른 말과 문자로 다른 구조의 생각을 하는 우리가 온전하지도 않은 중국 불교 경전들을 공부한들 부처의 가르침을 그대로 받을 수는 없다. 중국 불교에도 심오한 가치가 있지만 그게 부처의 가르침이냐 하는 건 다른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