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등명법등명 – 빠알리 경전과 중국 불경의 차이
아난다야, 너희는 자신들을 섬이라 여기고 살거라. 스스로를 의지하여 살며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 말거라. 법을 섬이라 여기고 살 것이고 법에 의지하여 살 것이며 다른 것에는 의지하지 말도록 하여라.
디가 니까야, 마하빠리닙바나 2.26.
중국 사람들의 번역이 멋지긴 하지만 원문과는 분명하게 다르다. 부처가 어머니의 옆구리에서 나와 천상천하유아독존을 외쳤다는 말도 니까야에는 없다. 중국 사람들의 의식을 거치면서 한자 특유의 표의문자적 관념화가 더 깊게 진행되었고 더 미화되었다.
以自燈明 隨時自歸依 不歸依他人 以法燈明 隨時法歸依 不歸依他人
大般涅槃經
섬은 빠알리 dipa를 번역한 것인데 이는 산스끄리뜨로 dvipa섬과 dipa등불 두 개로 번역이 된다. 인도 불교에서는 전자로 이해했고 중국 불교에서는 후자로 번역했다는 게 각묵 스님의 설명이다. [디가 니까야, 주석]
모리스 월쉬도 주석을 통해 같은 지적을 하며 덧붙이기를 섬인지 등불인지 분명하게 알 수는 없으나 그건 중요한 게 아니라고 했다. 나도 같은 생각이지만 정 따져 보자면 등불이 맥락에는 더 맞는 거 같다. 부처의 출생지로 여겨지는 곳은 인도와 네팔의 경계 근처로 내륙이며 북부다. 한국전쟁 때만 해도 충청북도가 본가인 우리 집안 어르신들은 바다 구경은 커녕 전쟁 났는 줄도 몰랐다물론 과장고 하셨다. 하물며 신발도 신지 않고 살았던 2,500년 전 내륙 사람들이 섬이 뭔지나 알았을까? 부처야 알았다 해도 그 중요한 순간에 굳이 제자들이 알지 모를지도 애매한 섬 얘기를 했을 거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빠알리 경전이 처음 문자화된 곳이 스리 랑카다. 여기 사람들은 자기들이 섬에 사니까 섬이라 했을 개연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