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음악은 연주하기 어렵다 – 라벨 피아노 협주곡 m. 83
아르게리치와 성진은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는 피아노 연주자들이다. 굳이 풀 내임을 쓰는 수고조차 아깝다. 이들 모두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m. 83을 연주했다. 느린 2악장이 유명한 작품이다.
문지영에 대해서는 위의 장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간의 설명이 더 필요하긴 하지만 그녀 역시 탑 클래스에 속한다. 훌륭한 연주들도 많이 있다.
빠른 음악은 너무 빨라서 음을 제대로 짚기도 힘든 정도가 아니라면 음정과 박자만 잘 맞추면 연주들 사이에 수준 차이가 크게 느껴지진 않는다.
문제는 느린 곡이다. 느린 곡의 음과 음 사이에서는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음악에 조예가 깊지 않은 사람들이라도 위의 두 연주들과 아래의 한 연주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는 걸 쉽게 느낄 수 있을 거다. 피아노 연주도 kbs 교향악단의 연주도 총체적 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