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와 하퍼 리의 서문
왜 꼭 빤한 작가 서문이라는 걸 써야 되는지 그 부담감이 소설 한 편 만들기보다 훨씬 괴롭다.
박완서, 너무도 쓸쓸한 당신 – 서문
그녀가 작가로서 서문을 싫어했다면 하퍼 리는 독자의 입장에서 혐오했다.
Instead of providing a standard foreword, the publisher has reprinted part of a prickly but poignant letter that Miss Lee wrote to her agent in 1993 rejecting a British publisher’s request for an introduction to the novel.
the new york times, 1995-8-23
앵무새 죽이기에는 서문이 없다. 하퍼콜린즈는 출간 35년을 기념한 판을 새로 내면서 저자의 새로운 서문이 있다고 홍보했다. 근데 이 서문이라는 게 워낙에 서문이 없었으니 새로울 것도 없는데다 내용도 서문이 아닌 리 여사가 자신의 애이전트에게 보낸 편지였다. 그 내용은 서문을 좀 써 달라는 출판사의 요청에 대한 거절이었다. 서문은 독자의 호기심을 방해하고 하나 도움이 되는 건 약 먹을 시간을 좀 더 늦출 뿐이라고 그녀는 썼다. 결국 서문을 쓰지 않겠다는 서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