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와 불교에 근본주의자들이 없는 이유

근본주의가 문제되는 종교들 둘이 있다. 이슬람교와 유태교다. 모두 구약을 바탕으로 한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말은 한마디도 보태거나 빼지 못한다.
신명기 4:2

한 손에 코란 다른 손에 칼을 든 건 무슬림들만 그런 게 아니다.

비느하스 사제가 이것을 보고 회중 가운데서 일어나 창을 집어 들고 그 이스라엘 사람을 뒤쫓아 그의 방으로 들어가 그 이스라엘 사람과 여인의 배를 찔러 죽였다.
민수기 25:6

저 여자는 죄를 지어서 죽은 게 아니라 그저 미디안 사람 즉 이방인라서 죽은 거다. 이스라엘 남자가 이스라엘 사람 아닌 여자를 데려오니 저렇게 했다.

하레츠는 “행사가 개최된 지역은 건물 주변이 구불구불한 구조라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기에 부적절하다고 정부가 두 차례나 감사 보고서에서 지적했지만, 초정통파 공동체는 경찰의 통제를 벗어나 자치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 2021-5-3

구약의 시대에만 저랬던 게 아니라 지금도 저러고 산다. 하레디복수형은 하레딤라는 유태교 근본주의자들이다. 팔레스타인 애가 돌 하나만 던져도 복날 개 잡듯 하는 이스라엘 경찰들도 저 꼴통들한테는 대들지도 못한다.

그러므로 내 의견은 하느님께로 돌아오는 이방인들을 괴롭힐 것이 아니라 다만 우상에게 바쳐서 더러워진 것을 먹지 말고 음란한 행동을 하지 말고 목 졸라 죽인 짐승의 고기와 피를 먹지 말라고 편지를 띄웠으면 합니다.
사도행전 15:19

저런 이념과 관습에서 벗어나 수천 년 이어온 보편적인 가치를 만들어 낸 게 예수와 바울로의 위대한 업적이다.

과연 이방인의 하느님도 되십니다.
로마서 3:29

구약에 나오는 야훼는 이교도의 하느님이 아니므로 신약에 나오는 하느님은 야훼가 아니다. 이는 극단적인 형식 논리가 아니라 치명적인 의식의 전환metanoia이다. 그러니 예수는 복음을 전하라 제자들을 떠나 보내며 이렇게 말한 거다.

이제 내가 너희를 보내는 것은 마치 양을 이리떼 가운데 보내는 것과 같다.
마태복음 10:16

부처 역시 혁신적으로 보편적이었다.

몇몇 수행자들과 브라만들은 이런 논쟁들에 빠져 있지만 수행자 고따마는 이런 것들을 거부한다.
디가 니까야, 브라흐마잘라 숫따 1.18.

붓다가 지적한 논쟁들이란 바로 ‘너희는 우리 교리를 이해하지 못한다’, ‘어찌 이렇게 당연한 말씀을 거역할 수 있는가’, ‘너희는 틀린 길로 가고 있다’ 같은 근본주의자들의 갇힌 생각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