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보시 – 제사를 거부한 부처와 그 제자들
부처가 활동하던 때 이미 인도에는 철학이 융성해 있었다. 특히 브라만들의 세력이 컸다. 부처는 유명한 브라만들을 찾다 다니며 도장 깨기를 했다.
꾸따단따라는 브라만이 부처에게 제사의 법도를 물었다. 부처가 친절하게 설명은 해 주는데 이게 3단계 제사에 16개 필수 조건 등 여간 복잡한 게 아니었다. 꾸따단따가 정중하게 다시 물었다. 좀 더 쉽고 효과적이며 그 결과 또한 좋은 건 없냐고.
“고결한 수행자들에게 어느 가문이 정기적으로 보시를 한다면 더 효과적이며 그 결과도 좋습니다.”
디가 니까야, 꾸따단따 숫따 22
한 몸 빌어먹으며 사는 거야 먹을 게 부족하지 않았던 지역에서 큰 문제가 아니었지만 부처를 따르는 제자들은 너무 많았다. 비록 하루에 한 끼만 먹고 살았지만 승가라는 집단을 이루어 살던 이들에게 속가의 적극적인 지원은 필요했다. 이들은 심지어 내일 먹을 소금조차 오늘 챙기지 않을 정도로 소유를 부정했지만 이들이 머물 절을 누군가 지어 제공해 주는 건 마다하지 않고 들어가 살았다. 물론 우리 중들처럼 제 소유로 한 건 아니었다.
근데 꾸따단따 숫따는 보시가 중요하다는 걸 가르치려는 게 아니다. 부처는 보시에 대해 설명하며 자신들은 생명을 죽이는 제사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이라 했다. 제사에 기웃거려야 뭐라도 얻어 먹을 텐데 식물의 씨앗도 취하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피가 낭자하는 제사를 가까이했을 리 없다. 이게 핵심이다. 구약, 소크라테스, 공자 그 어느 시대에도 제사는 살생을 전제로 했다. 심지어 애먼 사람들마저 죽여 제물로 바쳤다. 이걸 나쁘다 한 게 2,500년 전의 부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