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원리주의자들의 공동체
구약의 종교들
근본주의자들이 문제되는 종교는 주로 회교와 유태교다. 모두 구약을 경전으로 삼는 종교들이다. 신약을 경전으로 하며 공동체와 불화하는 근본주의자들에 대해서도 아래에서 다루겠지만 이들의 해악은 회교도와 유태교도에 비하면 점잖은 편이다. 일단 구약은 첫 부분에 이미 빼도 박도 못하게 단도리를 하고 시작한다. 원리주의가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는 구조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말은 한마디도 보태거나 빼지 못한다.
– 신명기 4:2
이들은 이교도에게 극악무도했는데 한 손에 칼, 다른 손에 경전을 든 건 회교도만이 아니었다. 구약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지금 저들 근본주의자들의 행태도 쉽게 이해하게 된다.
이스라엘 사람 하나가 모세와 온 회중이 보는 앞에서 미디안 여인을 데려다가 일가 사람들에게 인사를 시켰다. … 비느하스 사제가 이것을 보고 회중 가운데서 일어나 창을 집어 들고 그 이스라엘 사람을 뒤쫓아 그의 방으로 들어가 그 이스라엘 사람과 여인의 배를 찔러 죽였다.
– 민수기 25:6
이스라엘의 하레디, 하레딤
회교 원리주의자들의 악행은 우리도 잘 알고 있지만 하레디라고 하는 유태교 원리주의자들은 좀 생소하다. 복수형으로는 하레딤이라 하며 초정통파라고도 칭한다. 이스라엘의 군과 경찰은 팔레스타인 아이가 돌만 던져도 입에 게거품을 물고 달려들 만큼 무지막지하기로 소문났지만 이들도 하레딤 꼴통들은 섣불리 건드리질 못한다. 같은 민족이라서 봐주는 게 아니라 정말 감당이 되질 않는 거다. 이들은 공동체를 만들어 생활하며 자식들을 마구 낳고 그들에게 제도권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으며 노동도 잘 하지 않 이런 와중에 정치적 세력까지 갖추어서 정부가 함부로 하질 못한다. 정부는 이들의 생계를 지원한다. 주로 화난 얼굴을 하고 검은 옷을 입으며 높은 모자를 쓰고 머리를 귀 옆으로 길게 길러서 꼬고 다니는 남자를 보면 이들이다. 미국에도 많다.
관자놀이의 머리를 둥글게 깎지 말고 구레나룻을 밀지 마라.
– 레위기 19:27
참고로 위 구절은 오역 문제가 있어서 다른 포스팅에서 따로 다룬다.
신약의 종교들
불교만 해도 보통 사람들은 흉내도 내기 어려운 수준의 계율을 요구한다. 그러나 그 대상은 출가자들로 분명하게 한정되어 있다. 예수가 위대한 건 종교적 교조를 보편적 수준으로 끌어내렸다는 데에 있다.
다음 몇 가지 긴요한 사항 외에는 여러분에게 다른 짐을 더 지우지 않으려는 것이 성령과 우리의 결정입니다. 여러분은 우상에게 바쳤던 제물을 먹지 말고 피나 목 졸라 죽인 짐승도 먹지 마시오. 그리고 음란한 행동을 하지 마시오. 여러분이 이런 몇 가지만 삼가면 다 잘될 것입니다.
– 사도행전 15:28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도들 가운데에도 세속적인 삶과 자신들의 그것을 구분하여 무리 지어 사는 사람들은 역시 있었고 지금도 있다. 특이한 건 이러한 기독교 공동체들은 하레딤이나 걸식으로만 사는 빅쿠, 빅쿠니들과는 달리 그 정도에 차이는 있을지언정 기본적으로 자급자족을 하여 경제적으로 속세와 독립하고 간섭도 받지 않으려 한다는 거다. 우리나라에는 신앙촌이 유명하고 미국에서는 영화 위트니스의 배경이 된 아미쉬 공동체가 대표적이다.
아미쉬
종교 공동체 안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섹스 문제가 일어난다. 위에 언급한 영화 위트니스에서 그려진 amish 공동체는 무척 선하고 아름다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최근 20여년 동안 미국 일곱 개 주들에 있는 아미쉬 공동체들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52건의 성범죄가 확인되었는데 공식적인 것들만 저 정도다. 강간이나 근친상간도 물론 있었고 여자들은 자신들의 성기를 칭하는 이름조차 모를 정도로 보편적인 수준의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한다.
오네이더 공동체
미국에서는 유명한데 우리나라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미국의 기독교 공동체로 oneida community라는 게 있다. 오네이더는 뉴 욕 주에 있는 도시의 이름인데 이 지역에 존 험프리 노이즈라는 사람이 1800년대에 공동체를 만들었다. 지명과 구분하기 위해 community를 붙여 부른다. 이들은 예수가 죽은 수십 년 뒤 그가 재림을 했다고 주장했다. 신약에는 예수가 재림한 뒤 심판이 있을 거라 했으니 오네이더의 주장은 가당치도 않다.
여러분도 참고 기다리며 마음을 굳게 하십시오. 주님께서 오실 날이 가까이 왔습니다. 형제 여러분, 심판을 받지 않으려거든 서로 남을 탓하지 마십시오. 심판하실 분이 이미 문 앞에 서 계십니다.
– 야고보서 5:8
역시 이들 공동체에서도 섹스는 문제였다. 이들은 부부 사이를 따지지 않고 서로 합의만 되면 자유 섹스를 허용했다. 당연히 얼마 못 가 망했는데 희한한 건 당시 이들이 경제적 독립을 위해 하던 은 공예가 그 품질이 좋았는지 인기를 끌어서 아직도 오네이더 실버웨어라는 회사로 명맥을 잇고 있다는 거다. 엉뚱한 주장들과 행동들은 많이 했지만 크게 사회적인 물의를 공동체 수준에서 일으키진 않아서 비교적 좋게 사라진 케이스다. 공동체 소속이었던 찰스 기토Charles Guiteau가 20대 대통령 제임스 가필드를 죽인 거 말고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