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와 윤회의 관계

緣起는 인과 관계를 뜻하지 않는다. 단순하게 원인이 없으면 결과가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의식은 몸의 뿌리이고 몸이 있으니 의식도 존재한다. 원인과 결과는 한 방향으로 진행하는 게 아니라 서로 얽혀 있다. 부처는 이 명제로 윤회를 설명했다.

그리하여 아난다야, 이러한 이해로부터 우리는 태어나서 늙어 가고 죽은 뒤에는 다른 존재가 되어 새롭게 태어난다는 것을 밝혀내게 되는 것이다.
디가 니까야, 마하니다나 숫따 22

부처 이전의 사람들은 아뜨만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한 방향의 인과 관계에서 고유하게 특정할 수 있는 무언가를 설명했다. 소로 살다 죽어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면 소의 아뜨만이 사람의 그것으로 이어진다는 이해다. 부처는 이와 달리 위의 소와 사람은 완전히 다른 거라 했다.

그런데 의식vinnana은 이러한 몸뚱이에 구속되어 있고 의존하고 있다.
디가 니까야, 사만나팔라 숫따 83

의식은 몸이 죽으면 그거로 끝이다.

제자들아 너희들이 하고자 하고 예정하거나 마음이 속에서 끌리는 바가 있다면 이러한 것들로 인해 의식의 연기는 계속될 있다.
상윳따 니까야 12.38

무언가가 이 생에서 저 생으로 옮겨 가는 게 아니라 원인은 새로운 의식을 부르는 조건이 된다. 하나의 촛불이 다른 초에 불을 옮기고 꺼진다 한들 나중의 촛불이 처음의 그것과 무언가를 공유하지는 않는다. 그저 새로운 불이 일어날 조건을 제공한 것뿐이다.

새로 일어난 의식은 새로운 존재를 만들어 낸다. 그 사이에 존재하는 게 귀신이다. 귀신도 영원하진 않아서 언젠가는 새로운 실체가 된다.

연기는 계속되는 게 아니라 계속될 ‘수’ 있는 거라 끊어 낼 수 있다. 그러면 윤회의 끝이고 해탈이며 완전한 소멸이다.

그렇다면 전생을 기억한다는 건 뭘까? 이건 의식이 이어져서 가능한 게 아니라 수행자들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능력이라고 부처는 설명했다. 이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다른 생명의 전생도 본다고 한다. 물론 거짓으로 밝혀졌고 나도 믿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