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의사가 이빨을 빼야 한다고 하면 일단 의심하라

오래 전 딱딱한 걸 씹을 때 위 어금니가 아팠다.

경기도에 있는 치과 전문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았다. 치주가 상해서 빼야 한다고 했다.

상식으로 생각할 때 빼고 임플란트를 해야 할 정도로 심각하지 않았다. 이빨을 빼지 않고 잘 관리하니 며칠 뒤 좋아졌다.

그 뒤로 5년 넘는 시간이 흘렀다. 국민건강보험 홈패이지를 통해 최근 5년 동안의 진료 기록을 확인할 수 없다. 위의 치과 전문 병원은 이 목록에 없었다. 그 동안 가끔 붓고 아팠지만 이내 좋아졌다. 빼야 한다고 했던 이빨을 5년 넘게 잘 썼다.

몇 주 전에 피스타치오를 씹다 위의 어금니가 다시 아프기 시작했다. 전보다 씹을 때 더 아팠고 상온의 액체만 닿아도 견디기 힘들었다. 보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았다. 국가건강검진 구강 검진을 동네 치과 일반의로부터 받았다. 잇몸이 상해서 아픈 거라 했다.

동네 치과들에서 치주과 전문의를 찾아 진찰을 받았다. 위의 치과 전문 병원 의사와 같은 말을 했다. 한 술 더 떠 이빨에 금도 갔다고 했다. 두 의사들 진찰 결과의 차이가 너무 컸다.

근처 종합 병원에서 외래 진찰을 받았다.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일반의가 진찰을 했다. 치주가 상했다고 했다. 5일 동안 항생제를 먹고 나아지지 않으면 잇몸을 갈라 직접 그 속을 본 뒤 뺄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빨에 금이 가진 않았다고 했다.

자극만 없으면 아프지 않았고 특별히 부은 거 같지도 않았고 열도 나지 않았어서 감염되지는 않았다고 생각했다. 께르침한 마음이 있었지만 진료를 따라 착실하게 약을 먹었다. 3일 동안 먹고 4일째 되는 날 아픈 게 줄었다. 약을 마저 먹고 그 뒤로 계속 좋아지고 있다.

종합 병원 진단은 k05.30 만성 단순 치주염이었다.

이빨을 빼야 한다는 진단은 제일 나쁜 상황을 확인한 거다. 견딜 수 있다면 더 나빠질 건 특별히 없다. 빼기만 해서 끝나면 다행이지만 그 뒤로는 임플란트가 기다리고 있다. 임플란트는 이빨보다 나쁘고 죽을 때까지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굳이 미리 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