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학교를 다니지 않겠다면 그러라 하겠다
오래전 내가 학교를 다닐 때 학원 도장 같은 것들이 많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이런 게 별로 없어서 애들은 학교 갔다 와서 그냥 동네를 방황하거나 친구네 집을 몰려 다니며 해가 질 때까지 시간을 보냈다. 학원의 선생들과 도장의 사범들은 학교의 선생들보다 높은 질의 교육을 했다. 학교 선생들은 자신들의 열등을 감추기 위해 全人敎育이라는 말을 만들어 냈다. 학생들의 머리만 채우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인간 만드는 참된 교육을 한다는 뜻이었다. 지금은 누구나 저게 망상이라는 걸 안다.
학교 앞 원룸에서 혼자 지내던 ㄱ 군(13)이 지난달 초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
경향신문 2020-7-2
우한 바이러스가 창궐하여 학교들이 쉬던 때 저 어린 애가 스스로 죽으려 했다. 기사는 이 문제를 ‘아이들을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키우는 배움의 토대로서 기능’하지 못한 학교 역할의 부재를 탓했다. 누구나 망상인 걸 안다는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인정한다.
지금 학교는 오갈 데 없는 애들을 붙잡아 두고 밖에서 사고 치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주로 한다. 실상 그 안은 어른들의 공동체보다 더한 정글이지만 그나마 그 밖은 더 열악해서 지금처럼 수업이 끝난 뒤에도 애들에게 물리적 공간을 제공해 주면 위와 같은 상황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하게 말한다. 이게 교육인 건 아니다. 그저 그 대상이 조금 다른 유치원 역할일 뿐이다.
요새 선생들은 수업 시간에 엎어져 자는 학생들을 깨우지 않는다. 학교에서 자유롭게 배움을 거부하고 부모가 일터에서 돌아올 때까지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때우다 집에 와서 개임을 하는 애들에게서 의식의 성장을 기대할 수는 없다. 드물게 뛰어난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해로운 환경이다. 그래서 학교는 이제 꼭 필요한 게 아니다.
‘어떤 선생들이었냐’고 묻자, 피아니스트 존 오코너와 알렉산더 토라체, 그리고 지휘자 게르기예프 같은 이름들이 줄줄이 흘러나왔다.
같은 신문 2020-7-3
피아니스트 임주희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니지 않았다. 하지만 피아노를 계속 공부하면서 여러 오디션을 했고 많은 선생님들은 학교에서 인생을 허비하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라고 조언했다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했어도 저게 사람인가 동물인가 싶을 정도로 무식한 애들이 천지다. 머리를 채울 의지가 있다면 학교 아니어도 그 방법은 홍수처럼 넘친다. 12년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개근하며 학교를 다녔고 그것도 모자라 대학교를 두 개나 더 졸업했지만 여전히 사람들을 상대하는 건 쉽지 않고 그때 만났던 사람들의 대부분은 지금 주위에 없다.
그 긴 학교 생활에서 난 무얼 배웠고 나는 어떻게 더 나은 인간이 되었던가. 쉽게 답할 수 없다.
a strong spirit transcends rules.
강렬한 영혼은 규범을 초월한다.
prince 1958~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