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삶을 피해 웅크릴 수 있는 곳
나로서는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일들로 세상으로부터 버림받는 일이 생기면, 그때는 내가 아는 가장 먼 땅 아이슬란드로 가야지. 내가 가진 옷 중에 가장 따뜻한 옷 한 벌이라도 챙겨서 세상의 끝으로 가야지. 거기서 새로 태어나 솟아나는 화산과 만 년 전부터 얼어 있던 빙하의 곁에 웅크리고 앉아 있어야지. 그렇게 생각하면 언제 벌어질지 모르는 인생의 비극들 앞에 조금은 덜 두려워진다. 나는 조금 괜찮아진다.
정명원 대구지방검찰청 부장검사, 한겨레 2023-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