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당을 이길 수 없다
주체 사상을 좇아 행동하다 징역 살았던 사람과 같이 일했던 적이 있다. 그는 걸핏하면 백두혈통을 입에 올리며 북한의 김 씨들을 칭송했는데 한편으로는 열렬하게 문재인을 지지하기도 했다. 아마 지금도 그러고 있을 거다.
그는 양정철과 노래방에서 놀다 찍은 스마트폰 사진을 자랑삼아 보여 주기도 했으며 현미 누나 같은 말도 자주 했다. 문재인 밑에서 국토부장관을 했던 김현미 말이다. 그런 말은 주로 누군가들과의 통화에서 나왔는데 그가 사업하던 지역인 일산에서 뭐가 되고 안 되고 하는 좀 듣기 거북한 얘기들도 있었다.
하루는 궁금하여 조심스럽게 물었다. 요새도 그런 게 가능하긴 한 거예요? 최근의 이재명 처지를 보면 오래 전 그의 명료했던 답이 자주 떠오른다.
“잘 되게 할 순 없어도 망하게 할 순 있어요.”
크게 다스리는 우두머리를 뜻하는 대통령이라는 말은 근본 없는 명칭이다. 영어 president는 국무회의의 의장이라는 뜻으로 행정부라는 개념과 실체 자체가 한자 문화권에서 비롯하지 않았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로 엉뚱한 말을 만들어 썼는데 말이 사고를 지배하게 됐다. 대통령이란 당장 우리의 현대사가 증명하듯 그리 대단한 게 아니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행정부는 사실상 국회와 법원 밑에 있다. 그나마도 한 번밖에 할 수 없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흔희 의전 서열 어쩌구 하는 말들은 법적 구속력을 갖지도 않고 권력의 구조나 우열과도 아무 관계 없다. 세상 많은 일들이 그렇듯 보이는 것과 실체가 다르다.
대통령이 일을 잘 할 수 있게 여당은 힘을 실어 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전히 학교에서는 민주주의를 틀리게 가르치고 있는 모양이다. 대통령은 외교의 주체로서 역할하고 국회가 만든 법을 공무원들로 하여금 잘 집행하게 하는 사람이다. 여당 국회의원들은 대통령이 시키는 거 따르는 사람들이 아니다. 국회의원은 대대손손 해 먹는 자리고 대통령은 당선하여 잠깐 행복해하다 곧 갈 사람이다. 정청래와 그 무리가 인간이 덜 되서 그런 게 아니라 구조가 그런 사람들로 하여금 득세하게 설계되어 있다. 그게 민주주의이며 우리 헌법이 예정한 고도의 견제 장치다.
Mr Lee acknowledges that the possibility of something similar happening to him is “pretty high”.
the economist 2026-6-10
캐나다에 잠수함을 팔려던 노력은 실패할 터이고 지지율은 5% 정도 바로 더 떨어질 거다. 처연한 고백처럼 김민석 아닌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그가 감옥살이를 하게 될 가능성은 무척 크다. 自業은 自得인 노릇이니 어쩔 수가 없다.
자신은 大.統.領.이 아니라는 걸 각성한다면 낙엽 수북한 좁은 길이라도 찾을 수 있을까 모르겠다. 노무현은 약점 잡힌 게 없었는데도 그 꼴이 났는데 지금처럼 여당을 드리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시도하는 거야 자유지만 성공은 다른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