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한 용서는 문제를 반복하여 키운다

오래전 어느 회사에서 일을 할 때 바로 위 직급의 상사가 지속적으로 부당한 업무를 내게 지시 했다. 나는 이 사실을 우리가 속했던 소조직의 장과 회사의 인사 담당자에게 알리고 부당한 업무 강요를 이유로 한 노동 계약의 해지 의사를 밝혔다.

내가 일을 그만두면 당장 회사에 문제가 생기는 상황이었어서 소조직의 장과 인사 담당자는 다시는 그런 일을 없게 하겠다며 그만두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나의 문제 제기가 지극히 보편적이었고 다행스럽게도 소조직의 장과 인사 담당자는 합리적인 사람들이었으므로 이들은 문제의 내 상사를 질책했다. 문제는 나를 다른 데로 옮기기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에 나는 계속 그 사람 바로 밑에서 일을 해야 했다. 그건 내 마음에도 그 조직에도 좋지 않았으므로 나는 그만두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회사와 협의하여 그만두기로 한 날을 정했다. 그 날이 거의 다 되자 문제의 윗사람은 회사로부터 무척 시달렸는지 그제서야 내게 사과를 했다. 나는 그 사과를 받지 않겠다고 하고 그 마음이 진실된 거라면 내가 그만둔 뒤 하라고 했다. 잘못을 하고 뉘우친 마음이라면 내가 그만두는 사실은 그 양심에 영향을 줄 게 없다. 이 사람은 내가 그만둔 뒤 내게 연락을 하여 사과를 했을까 하지 않았을까?

문제를 일으켜 응징을 당하게 생긴 사람이 하는 사과는 응징을 피하려는 거래의 제안일 뿐이다.

배제고등학교에서 야구를 하는 문제 학생들과 그 주변 사람들이 광주까지 가서 사과를 했다고 한다.

사과와 화해의 시간을 마친 두 학교 학생과 교직원들은 교정 안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탑으로 이동했다.
경향신문 2026-7-6

전라도 사람들은 저런 수모를 앞으로도 계속 당하면서 살게 될 거다.

인요한 교수는 “취임식에 전두환 대통령이 있더라. 그 모습을 보면서 (김대중 대통령이) 말만 만델라가 아니라 노벨상 감이라고 생각했다. 이 민족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 용서와 화해를 느꼈다”고 밝혔다.
대화의 희열, kbs 2018-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