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으로 살을 뺄 수 없다는 핑계 – 다른 건 잘 하고?
장르만 여의도에 서울대학교 병원 의사가 나와서 운동은 살을 빼는 데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틀린 주장이다.
Being active is vital to losing weight and keeping it off.
mayo clinic 2024-5-8
뉴스위크가 매긴 올해 2026 세계의 좋은 병원들 순위에서 매이요 클리닉은 1위이고 서울대학교 병원은 41위다. 게다가 위의 의사는 비만 전문의 아닌 흉부외과 전문의다.
위의 의사는 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으며 칼로리가 높은 음식들을 먹고 살이 빠지지 않아서 위의 일부를 잘라 내고 요새 유명한 약들도 먹었단다.
내 키는 약 183cm이고 몸무게는 약 74kg이다. 체중은 65~85kg를 오가지만 대체로 현재 상태다. 특별하게 아프지도 않은데 저렇게 큰 편차를 오르내리는 이유는 먹는 음식과 운동량이다.
우리 몸의 운동 효율은 높아서 꽤 힘든 운동을 해도 소모하는 열량은 적다. 이렇다고 운동이 살을 빼는 데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건 아니다. 운동 말고 숨이 차지 않는 정도의 몸을 움직이는 일을 매일 네 시간 넘게 하면 먹는 걸 비슷하게 유지할 경우 1년에 10kg 정도 빠진다.
지금 냉동실에 벤 앤 제리즈와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다섯 통이 있다. 쿠팡이나 수퍼마켓에서 잠깐씩 싸게 팔면 많이 사다 쟁여 놓는다. 당연히 냉동실 문을 열 때마다 먹고 싶다. 이렇게 자주 먹어도 될까 싶은 마음이 없을 때에만 한 번에 반 통씩 먹는다. 아니면 참는다. 20대에는 마구 먹어 85kg이 되어도 몸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50대에는 다르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 참아야 한다.
매일 근육 운동을 30분 정도 하고 달리기나 실내 자전거를 30분 정도 탄다. 등산도 자주 하려 하지만 요샌 무릎이 아파 치료를 끝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삼간다.
술도 마시고 튀김도 먹고 면도 좋아한다. 하지만 김신영처럼 먹지는 않는다. 참는다. 절제의 시작은 분명한 인식이다. 뭐가 좋고 뭐가 나쁜지를 선명하게 아는 게 먼저다. 탄수화물과 당은 가급적 적게 먹고 단백질로 배를 채우려 한다.
식단은 날마다 크게 다르지 않다. 아침은 60g의 통밀가루로 직접 플랫 브레드를 만들어 먹는다. 아침에 과일이나 단백질을 먹으면 위가 좀 부담스러운 거 같아서 순수한 탄수화물과 차만 먹고 마신다.
점심과 저녁은 고기 150~200g이나 두부를 이용한 요리를 한다. 야채를 많이 넣으려 의식한다.
밥은 흰쌀 110g과 렌틸 40g으로 지어 먹는다. 현미를 먹고는 싶은데 익히는 데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먹지 않는다.
점심 식사 뒤에는 과일을 먹고 커피를 마신다. 저녁 식사 뒤에는 직접 만든 요거트에 다양한 견과를 넣어 먹는다.
이렇게 먹으면 보통 필요한 정도의 단백질을 섭취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정도로 섭취하지 못하여 부족한 상태다. 내 몸에 근육을 키우려면 최소한 고기 500g은 매일 먹어야 한다. 공장에서 만드는 정제 단백질은 먹지 않는다.
한 주에 이틀 정도는 나가서 술을 마시거나 집에서 인스턴트 면을 살아 먹거나 한다. 먹고 싶은 걸 배불리 먹는다. 이러고 자기 전에 체중계로 재 보면 1kg 늘어 있다. 이틀 안에 다 빠진다.
간식은 전혀 먹지 않고 마지막 음식 즉 요거트나 아이스크림 같은 건 23시 전에 마지막으로 먹는다. 이 뒤로는 물만 마신다. 새벽 세 시쯤 자니까 자기 네 시간 전에 먹는 걸 끝내는 거다. 일곱 시간을 잔다고 치고 일어난 한 시간 뒤 아침 식사를 하니 12시간 정도 먹지 않는다.
정리하면 이렇다.
매일 30분을 쉬지 않고 달릴 수 없는 사람이라면 몸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거라는 걸 인정한다. 달리는 동안 어딘가 아프면 먼저 치료한다. 여기저기 아픈지만 사는 데 별 지장 없어서 대충 참으며 살기도 한다. 적극적으로 치료를 할 건지 말 건지는 달릴 수 있는지 없는지로 판단한다. 달리기는 건강의 제일 중요한 지표다.
한가하면 하루에 네 시간 넘게 걸어라. 걷는 게 몸에 특별히 좋은 운동은 아니지만 살 빼는 데에는 좋다. 차 없이 여행가면 하루에 맛있는 거 찾아서 네 끼, 다섯 끼 먹을 때도 있다. 그래도 허리띠가 줄어든다. 많이 걸어서 그런다.
배는 주로 단백질로 채운다. 요리를 할 때 단백질과 야채를 많이 쓰려고 의식한다. 단백질을 너무 많이 먹어서 지방으로 변해 저장되는 일은 논리적으로 가능하지만 사질적으로는 일어나지 않는다.
참는다. 하고 싶은 걸 하지 않으려고 참기도 해야 하고 하기 싫은 걸 하려고 가만 있으려는 마음을 참기도 한다. 나도 운동하러 나갈 때 지겨운 거 이 악물고 운동화 신는다. 냉동실에 아이스크림이 그득한데 먹지 않고 버티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먹은 음식을 흡수하고 대사하는 능력은 각자 다르지만 하고 싶은 거 하고 싶고 하기 싫은 거 하기 싫은 마음은 모두 같다.
세상 일들이 대체로 그렇듯 우리 몸도 단순하지는 않아서 한 가지 방법만으로 커다란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하나만 하면서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런 저래서 안 된다는 사람들은 멀리하는 게 좋다.
현상을 입체적으로 바라보면 한 방향에서만 공략하는 거보다 여유가 생긴다. 적당히 먹고 싶은 거 먹고 적당히 하기 싫은 운동도 하고. 살도 삶도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