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만 엄격하게 감시하는 윤석열 정부는 공정하지 않다

노동조합은 운영에 관한 문서를 공개하여 조합원이 볼 수 있게 해야 하고 정부가 요구하면 그 내용을 보고해야 한다.

제14조 (서류비치 등) ① 노동조합은 조합설립일부터 30일 이내에 다음 각호의 서류를 작성하여 그 주된 사무소에 비치하여야 한다.
5. 재정에 관한 장부와 서류
제27조 (자료의 제출) 노동조합은 행정관청이 요구하는 경우에는 결산결과와 운영상황을 보고하여야 한다.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정부는 노동조합들에 돈을 주고 있다. 이 금액이 5년 동안 1,500억 원이니, 이보다 더 적은데 정부가 부풀리고 있다느니, 정부가 해야 할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사업 등을 노동조합이 대신 하는 대가라느니 하며 본질에서 벗어난 변죽을 치는 사람들이 있다. 정부가 노동조합의 운영을 감시하는 건 정부가 돈을 주기 때문이 아니라 노동조합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가 돈을 주는 거와 상관 없이 법이 그렇게 감시를 하라고 정하고 있는 거다. 이러한 정부의 감시에 응하지 않으면 정부는 과태료를 처분한다.

제96조 (과태료) ①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한다.
2. 제27조의 규정에 의한 보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허위의 보고를 한 자
– 같은 법

타당한 법 내용이고 논란의 여지도 없는 단순한 내용이다. 근데 최근 위 조항의 적용을 두고 시끄러워진 건 정부가 그러지 않다가 갑자기 ‘운영 상황을 보고하는 것’에 회계 장부의 표지 외에 속장 한 장의 제출까지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결산 결과 보고는 지금도 노동조합들이 하고 있으므로 이건 문제될 게 없다.

정부의 요구는 과한 게 아니다. 속 내용을 다 보고하라는 것도 아니고 정말 장부를 실체적으로 작성하여 비치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최소한의 내용일 뿐이다. 표지만 만드는 건 쉬우니 말이다. 그거 한 장 정부에 제출한다고 노동조합의 권리가 중대하게 침해될 거 없다. 문제는 이러한 정부의 요구가 공정하지 않다는 거다.

우리나라의 고속도로에 해당하는 걸 미국에서는 interstate highway라고 하며 통상 그냥 인터스테이트 몇 번이라고 번호를 붙여서 부른다. 주들 사이를 연결하는 도로라는 뜻이다. 동부는 좀 덜한데 중서부의 인터스테이트를 달리는 건 우리나라의 고속도로를 달리는 거랑은 차원이 다르다. 차들이 우리보다 훨씬 더 가깝게 붙어서 무척 빠르게 달린다. 160km는 그냥 넘는다. 물론 제한 속도를 위반하고 말이다. 근데 다들 이렇게 달린다. 경찰차만 빼고 … 하지만 이렇게 무리 지어 흐름 속에서 다들 제한 속도를 위반하면 경찰차는 그 안에서 같이 달리면서도 아무 차도 단속하지 않는다. 그게 공정이다. 문제라면 그들 전부를 통제할 수 없는 무능한 경찰력이 문제인 거지 너도 나도 다 잘못하고 있는데 한 넘만 시범 케이스 내지 성과 올리기로 잡아 본보기로 삼는 건 공정한 게 아니다.

검찰의 특수활동비 내역을 공개하네 못 하네 하고 싸우는 게 지금 대법원에 계류되어 있다. 검찰은 돈 쓴 내역을 밝히면 수사의 기밀을 유지하는 데에 문제가 생긴다는 항변을 하고 있지만 서울고등법원은 그렇지 않다고 분명히 못을 박았다. 노동조합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기관이라서 돈을 바르게 써야 한다면 검찰은 더욱 그래야 한다. 대낮에 음식점에 모여 술이나 마시는 사람들이 쓰는 돈과 수사 보안이 무슨 관계가 있나.

기록이 분석 가능한 데이터로 바뀌는 순간 ‘혁명’이 일어났다. 
경향신문 2022. 4. 28.

야구 경기라는 ‘현상’이 데이터화되고 널리 공유되기 시작한 뒤로 감독에 의존하던 권위주의적 전략이 분석 야구로 바뀌었다는 내용의 기자 칼럼이다.

미국의 경우 Federal Funding Accountability and Transparency Act에 의해 정부의 지출은 공개되어야 하며 usaspending.gov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누구나 쉽게 정부의 지출을 확인할 수 있다. 연방수사국FBI, Federal Bureau of Investigation이 $100 쓴 거까지 나온다. 최고의 살균은 햇빛을 쐬는 것참고로 이 말은 미국의 법률가인 louis brandeis가 처음 한 말로 알려져 있지만 그렇진 않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