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일본에 저자세인 이유

지금 미국과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윤석열 정부를 싫어한다. 얼핏 보기에 서방의 정치인들은 탐욕스럽고 제멋대로들인 거 같지만 대체로 우리 생각보다 높은 지적 수준을 갖춘 사람들이다. 우리는 우리 정치인들의 수준에 너무 익숙해져 있지만 서양 상류사회의 의식 수준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이들의 눈에 윤석열 내외는 무척 천박하게 보일 수 있다. 미국의 대통령과 함께한 자리에서 미국 대통령과 의회를 상대로 상소리를 한 것도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게 다가 아니니 아래의 기사들을 보자.

“All I can say is, U.S. policy would not support that. And I would be surprised that the people who issued that policy don’t know — or [who] issued those statements — don’t know what U.S. policy is,” said Mark Lambert, U.S. deputy assistant secretary of state for Japan and Korea, in an online forum.
voa 2021. 9. 24.

핵 무기를 갖는 나라들이 늘어나는 건 이미 핵 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어느 나라도 반기지 않는다. 중학생 정도면 알 거다. 그런 기본적인 것도 모르고 핵 무기를 갖겠다고 하니 놀라울 뿐이라는 일본/한국 담당 미 국무부 차관보 마크 램버트의 말이다. 하지만 윤석열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South Korean President Says Country Could Develop Nuclear Weapons
the wall street journal 2023. 1. 12.

이 기사의 종이판 제목은 더 자극적이어서 south korea considers nuclear weapons였다. 미국 정부를 도발하는 수준을 넘어서 “한국이 핵 무기 만들겠다는데?” 같은 의미로 미국을 우습게 안다는 정도의 뉘앙스다. 미국이 저런 버르장머리를 보고 가만있을 정도로 너그럽거나 강한 인내심의 나라는 물론 아니다. 그 대가는 한두 달 뒤 확인되었다. 반도체 보조금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뼈까지 발라 먹겠다고 나온다. 트럼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뭔가 너무 자연스럽지 않다. 우리가 지금 중국이랑 붙어먹은 것도 아닌데 우리의 우방이나 혈맹은 커녕 감정적으로 느껴진다.

Even before the Halloween catastrophe, Yoon was the most-disliked leader in the world, with 72% saying they disapproved of him in a recent Morning Consult survey.
the washington post 2022. 11. 1.

윤석열을 두고 세계 최고의 밉상 대통령이라 한다. 근데 미국만 저러는 게 아니다.

South Korea’s president needs to learn the basics
the economist 2022. 8. 25.

디 이카너미스트는 영국의 주간지다. 기본도 되어 있지 않다고 하는데 그래도 저 정도는 점잖은 편이다.

Elle a par ailleurs fait l’objet de rumeurs persistantes sur ses liens avec des chamans, voire sur des activités de call-girl quand elle était étudiante.
le monde 2022. 3. 9.

김건희를 두고는 소문이라는 전제 아래 점쟁이나 끼고 다니는 창녀라고 한다.

이들 언론은 찌라시가 아니라 각 나라를 대표하는 정론지들이다. 국제사회에서 윤석열 내외와 우리나라의 입지는 많이 좁아져 있다. 그렇다면 점수를 따서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이 우리나라에 대해 제일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게 바로 일본과의 관계다. 막가파식 핵 무기 드립은 차라리 그냥 무시하기라도 할 텐데 중국을 상대하기 위한 미국-우리-일본의 팀 워크는 당장 중요한 문제다. 윤석열 정부는 미국과 삐딱선을 타고 우리는 일본 얘기만 나오면 경기驚氣를 하는데 일본과 미국은 서로 좋아 죽는다. 미일군사일체란다. 안 그래도 눈에 거슬리는데 이참에 기회는 찬스다 하고 미국이 제대로 팔 비틀기 기술을 시전하고 있다.

스스로 자신을 구석으로 모는 윤석열 정부는 自業에 대한 自得을 할 차례가 됐다. 세상에는 뭉개서 될 일이 있고 뭉갰다간 작년 설날에 먹은 떡국까지 토해 내야 할 일이 있는데 윤석열은 임기 초반에 전자에 대한 正의 학습이 너무 강렬하게 됐다. 일본한테 꼬랑지를 내리면 지지율은 더 오를까 내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