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마약에 대한 과장된 공포 – 대마, 씰로싸이빈, lsd
마약이라고 다 같은 건 아니다. 몸에 나쁜 게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고 환각만 일으키는 것도 있다. 쉽게 중독되는 게 있지만 커피보다 덜 중독되는 것도 있다. 이런 것들을 싸잡아 모두 나쁜 것들이라고 하면 마약에 대한 정책이 믿음을 잃게 된다.
Elon Musk takes ketamine. Sergey Brin sometimes enjoys magic mushrooms.
– the wall street journal 2023. 6. 28.
Dr. Bronner’s has expanded its mental healthcare benefits to include ketamine-assisted therapy, as a first step in providing access to psychedelic-assisted therapy to employees to promote mental health.
– Dr. Bronner’s to Provide Psychedelic-Therapy as Employee Healthcare Benefit
매직 머쉬룸이란 먹으면 환각을 일으키는 버섯이다. 씰로싸이빈psilocybin이라는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lsdlysergic acid diethylamide 리세르그산 디에틸아미드, 속칭 acid와 비슷하다. 이들과 대마는 환각을 일으키지만 몸을 상하게 하거나 쉽게 중독되는 것들은 아니다. 케타민의 경우 역시 중독성은 낮지만 마취제로 이용되는 약품으로 전자의 것들에 비해 몸을 상하게 할 여지는 좀 크다. 그러나 머스크처럼 적은 양을 잘 조절해서 쓰면 특별히 문제될 건 없다. 비누로 유명한 닥터 브로너즈는 직원 복지 차원에서 케타민 떼러피를 제공한다. 이렇게 이용하는 걸 microdosing이라 하는데 미국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여러 마약들의 유해성과 중독성에 대해서는 gable, r. s.의 acute toxicity of drugs versus regulatory status (2006)라는 논문에 자세히 나와 있다. safety ratio가 높을수록 안전한 거다. 술과 담배는 환각성이 낮거나 없는 대신 오히려 몇몇 마약들보다 더 몸을 상하게 하는 발암 물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끊기도 더 어렵다.
몸에 해롭지 않고 중독도 거의 되지 않으면서 기분을 좋게 하고 의식을 초월의 영역에 이르게 한다면 이는 금지해야 할 게 아니라 장려해야 할 신의 축복이다. 그러나 환각에 빠져 일을 하거나 운전을 하거나 기계를 다루거나 한다면 이는 공동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렇게 안전한 약물들이라 해도 규제되어야 하는 여지는 분명히 있다. 단 그게 형사 처벌을 해야 할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거 역시 분명하다. 이를 위의 더 월 스트리트 저널 기사가 증명한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도 스티브 잡스도 노벨 화학상을 받은 캐리 멀리쓰도 마약을 투약한 뒤의 체험을 긍정적으로 이해했다. 수 십 년 수행을 해야 경험할 수 있는 수준의 의식을 일부 마약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래서 오쇼도 마약 투약을 나쁘다 말하지 않았다. 멀쩡한 담벼락에 ‘오줌 싸지 마시오’라고 쓰면 오줌 누는 사람들이 생긴다.
위의 마약들을 허용하면 하드 드럭 이용자들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그 대표적인 예가 더 네덜런즈다. 하지만 세상에 완벽하게 좋기만 한 건 없다. 적당한 쏘프트 드럭 투약은 골치아픈 문제나 우울증 등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잠깐이나마 안식을 주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도 줄일 수 있게 할지도 모른다. 요리에 쓰는 칼로 사람을 해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술과 담배를 죽을 때까지 마시고 피우는 사람들도 있게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