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수입 자동차들의 빨간 방향지시등 허용 이유

미국에서 운전을 하다 보면 우리 자동차들처럼 주황색 방향지시등이 따로 있는 게 아니고 브래이크 등들 가운데 하나가 깜빡거리며 방향지시등 기능을 하여 좀 낯설다. 근데 금방 적응은 된다. 큰 문제는 아니다.

우리나라에 수입된 미국 자동차들 가운데 우리 법에 따라 주황색 방향지시등을 장착하지 않고 팔리는 것들이 있다. 우리와 미국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에 따르면 한 해에 5만 대 이하로 우리한테 자동차를 수출하는 미국의 회사의 제품들은 따로 우리 법에 맞춰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않아도 된다. 테슬라 같은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한 해에 만 대도 못 판다. 그러니 그냥 빨간 방향지시등 그대로 돌아다닌다.

연간 5만 대 이하 규모로 자동차를 우리나라에 수출하는 미국 제조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미국 안전기준을 충족하면 국내 규정과 다소 맞지 않아도 국내 판매가 가능하다. 처음 기준은 ‘2만 5천 대 이하’였으나, 트럼프 정부와의 재협상 과정에서 ‘5만 대 이하’로 늘어났다. 방향지시등 색상도 여기에 해당한다. 국내 규정엔 방향지시등은 호박색으로만 제작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으나, 미국은 호박색·빨간색이 모두 가능해 빨간색 방향지시등을 단 미국 차량이 문제없이 수입되고 있는 것이다.
한겨레 2023. 3. 21.

근데 우리나라에서 운전을 하던 사람이 미국에서 운전을 하며 쉽게 익숙해지는 거와 달리 우리나라에서 운전하는 사람들이 얼마 되지 않는 미국산 수입차의 빨간 방향지시등에 익숙해지는 건 쉽지 않을 거 같다. 알면 쉽지만 모르면 당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