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 엄경아와 하림-팬오션의 hmm 인수 무산
흔히 하림이라 하는 건 닭을 가공하여 팔던 회사다. 이 회사가 돈을 잘 벌어 하림지주라는 회사를 만들고 그 아래 여러 회사들을 거느리고 있다. 이들을 통칭하여 하림그룹이라 한다.
작년 말 하림지주는 자회사인 팬오션을 통해 해운사인 hmm을 사겠다고 했다. 그런 뒤 신영증권의 엄경아 증권 분석가는 앞으로 팬오션에 대한 분석을 하지 않겠다며 hmm에 대해서도 팔으라고 권유했다. 그리고 오늘 그 판단이 맞았다는 게 입증되었다.
팬오션을 통한 하림지주의 hmm 인수가 무산되었다. 그리고 하림지주의 주가는 많이 떨어졌고 팬오션의 주가는 폭등했다. 오르면 같이 오르고 내릴 거면 함께 내리던가 할 것이지 왜 이렇게 따로 논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들의 주가는 위 이쓔가 나오기 전 수준으로 그저 돌아간 거다. 따라서 문제의 본질은 위 인수 시도로 인해 왜 하림지주의 주가는 올랐고 팬오션의 그것은 내렸는가 하는 거다. 복잡한 문제다. 이 문제를 이해하려면 우선 유상증자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팬오션은 hmm을 인수하기에 넉넉한 돈을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hmm을 사려면 유상증자를 해야 한다. 그렇다면 유상증자는 회사에 나쁜 건가? 경우에 따라 다른데 팬오션의 경우에는 나쁠 게 없다. 하지만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유상증자는 악재라는 이해를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떨어진 거다.
유상증자를 하면 주식의 수가 늘면서 회사의 자본총계도 같이 는다. 말 그대로 유상 즉 돈을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줄지만 주당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정상적인 경우 큰 회사를 인수하면 수익도 늘 것이기에 주당수익률도 변하지 않는다. 다만 의결권의 가치는 준다. 이게 악재라면 악재다. 종합해 보면 팬오션의 경우 굳이 주가가 떨어질 필요는 없었다. 엄경아 분석가도 팬오션에 대해 매도를 권유하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하림의 주가는 왜 올랐을까?
이것도 웃기는 일이다. 하림의 지분 가운데 절반이 넘는 걸 하림지주가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하림이 떨어지면 하림지주도 그래야 하지만 정작 후자는 오히려 올랐다.
주식 매매를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은 고사하고 현재의 회사 재무 가치를 이해할 능력도 없다. 그러니 저렇게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는 거다. 애당초 하림의 주가가 오를 필요도 없었다. 주식 투자의 매력은 이렇게 시장에서 심심찮게 벌어지는 비이성적 움직임이다. 이러한 왜곡은 곧 기회이며 오늘처럼 왜곡이 해소된 때 그 기회를 잡은 사람들에게 보상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