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상승의 원리 – 배당금, 본질 가치 분석의 허망함
주식을 제대로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주식의 본질 가치와 배당금에 대해 공부하게 된다. 그러면서 워런 버피트와 버크셔 해떠왜이를 만나게 된다. 좋은 방법론임에 이의를 달기 어렵다.
주식 투자는 예술이다. 달리 말하면 어떠한 가치를 창출하는 데에 있어 정답이 없다는 말이다. 이건 이거 대로 저건 저거 대로 의미가 있고 지금 좋은 게 시간이 흐른 뒤에는 달라진다. 다분히 예술적이며 무한대에 가까운 선택의 여지를 제공한다.
주식의 본질 가치를 분석한다는 건 그것과 주식의 시장 가치 사이에 괴리가 생긴다는 것과 그것은 언젠가 사라질 거라는 걸 전제로 한다. 전자는 맞고 후자는 틀리다. 따라서 주식의 본질 가치를 암만 들여다 본들 돈을 벌기는 쉽지 않다. 최근의 버크셔 해떠왜이 수익이 s&p 500의 상승률을 넘지 못하는 게 그 증거다.
주식의 본질 가치와 시장 가치 사이의 왜곡이 해소되는 데에는 다양한 요소들이 필요하다. 주식 시장의 성격, 지분이 부산된 형태, 주식 시장 제도 등이 그 요소들에 해당된다. 우리 시장을 보면 장부 가치가 시장 가치의 반에도 미치지 못한 상태로 의미 있는 긴 시간들을 보내는 주식들이 많다. 수준 낮은 주식 책들에 흔히 나오는 내용으로 당장 이런 회사들을 시장에서 사서 청산하면 위험이 없는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한다. 그런 일은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는다. 현재 가격으로 시장에서 통째로 살 수도 없고 청산에 필요한 주주들의 의견을 모을 수도 없으며 막상 청산에 들어가면 숨겨져 있던 위험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미국 주식 시장의 경우 주주들이 경영진을 압박하여 회사의 자본을 주주들에게 이전시키도록 하는 경우들이 흔하다. 이러면 자본 총계는 줄고 가격은 뛰므로 주식의 본질 가치가 시장 가치에 비해 낮게 머물러 있는 경우 그 괴리가 좁혀진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자사주를 사서 없애 버리거나 배당금을 주거나 하는 방법들이 있다. 결국 배당금 문제는 주식의 본질 가치 문제와 닿아 있다.
이런 방법이 잘 먹혀 들던 시절이 있었다. 버크셔 해떠왜이가 많은 돈을 벌던 때였다. 워런 버피트의 전략은 단순하고 명쾌하다. 이렇게 좋은 방법에는 당연히 따르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그러나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은 돈이 피해다니는 게 금융 시장의 생리다.
Ever since the 2008-09 financial crisis, investors have sneered at dividends. U.S. equities with dividend yields above 5% have returned roughly 450% since the end of 2008, below the 640% gain of the wider S&P Composite 1500. Companies that don’t pay dividends have returned nearly 1,200%.
– the wall street journal 2024. 2. 10.
위 기사에 따른 대이터를 보면 배당금 투자가 얼마나 허망한지를 쉽게 알 수 있다. 한 해에 5% 넘게 배당금을 주는 회사의 주가가 평균적으로 450% 정도 오르는 동안 s&p 1,500 지수는 얼추 640%를 올랐고 심지어 배당금을 주지 않는 회사들은 약 1,200% 올랐다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회사들의 주가가 오르는 걸까? 제일 확실한 건 재무제표의 특정 항목들이 더 높은 비율로 계속 오르는 거다. 자본 총계, 매출액, 이익이 중요하다. 더 높은 비율로 오르는 거까진 바라지도 않고 그저 떨어지지만 않고 꾸준하게 지속되어도 감지덕지다. 하지만 그런 회사가 있다면 그 회사는 아마도 수 십 년만에 지구를 통째로 샀을 거다. 이런 회사는 없다. 하지만 비교적 상당한 기간 동안 저런 모습을 보이는 회사들은 많다.
평소 저런 회사들을 눈여겨 보고 있다가 시장이 휘청거릴 때 저런 회사들을 사는 게 주식으로 돈을 버는 방법의 요체다. 저런 회사들은 기본적으로 시장 가치보다 낮은 상태로 머물러 있기가 힘들다. 그럴 일도 없지만 설령 돈만 벌고 배당을 해 주지 않는다 해도 크게 문제될 건 없다. 그렇다면 회사의 자본 총계 증가 속도가 더 빠를 것이거나 다른 주주들이 가만 있지 않을 거기 때문이다.
정리한다. 회사가 배당금을 얼마나 주는지 주식의 본질 가치와 시장 가치 사이의 괴리가 큰지 작은지는 현상이며 결과일 뿐이다. 원인은 자본 총계 증가율, 매출액 상승률, 이익률의 추세에 있다. 원인에 변화가 생기면 결과는 당연히 달라진다. 날아오는 주먹을 피하려면 주먹의 움직임을 봐서는 늦으며 상대가 주먹을 뻗기 전 취하는 예비 동작을 봐야 한다. 시장이 무너질 때에는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다. 사람들이 발길을 돌리니 시장이 붕괴되는 거다. 이때가 용기를 가지고 금융 시장의 생리를 믿고 따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