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tate의 애매한 쓰임새 – 재산 관리인?
The estate of Sinead O’Connor asked Donald Trump not to play her music at campaign rallies, saying the late singer considered the former president a “biblical devil.”
– the wall street journal 2024. 3. 5.
씨네이드 오커너는 죽은 가수인데 그녀의 노래를 트럼프 선거 담당자가 유세에 썼다. 이에 씨네이드 측에서 사용을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이다. 참고로 씨네이드는 살아 있는 동안 트럼프를 성서에 나오는 악마로 취급했다고 한다.
위 기사에서 estate는 재산이 아니라 관재인 즉 사람인 executor라는 의미로 쓰였다. 그러나 모든 영어 사전들을 찾아봐도 estate에 estate executor 즉 사람을 뜻하는 것으로 나온 건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용례는 흔하다.
The estate of Sinéad O’Connor has asked Donald Trump to stop using her music at his political rallies.
– bbc news 같은 날
저런 용례들이 기사의 제목이라면 그러려니 할 수 있지만 본문에서 저렇게 쓰였으니 문제다. 분명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문장들이다. 비유적이라고 할 수 있고 약칭이라 할 수도 있다. 결정적으로 영어는 우리말처럼 표준국어대사전 따위의 교통 정리를 해 주는 권위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유명한 언론 기관들이나 학자들은 공동체의 컨쎈써쓰를 고려하여 자신들만의 기준으로 표기와 뜻을 정하기도 한다. 이렇게 쓰임새가 쌓이다 보면 사전에도 오르게 되는 거다.
영어의 경우에는 사전에 어떻게 나와 있냐 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쓰고 있냐가 우선한다. 표준어라는 개념은 없다. 우리 공동체에서도 국립국어원이 표준어를 정하는 거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오류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정부 기관이 언어의 사회성을 빠르게 표준화한다는 건 망상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