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 디에이고 파드레이즈의 a. j. 프렐러와 밥 멜빈

조그만 사업체를 운영하는 친구가 하나 있는데 이 친구는 늘 사람 때문에 곤란을 겪는다. 동업을 하기로 한 사람과 지저분하게 끝나고 직원이 속을 썪이며 나가기도 한다. 심지어 며칠 전에는 퇴사하는 직원에 대한 명예훼손 문제로 수사까지 받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지속적으로 반복된다는 거다. 물론 선하고 똑똑한 친구다. 말을 들어 보면 다 기본도 되지 않는 나쁜 넘들이다. 근데 나의 친구는 왜 그런 사람들과 자주 관계를 맺는 걸까?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경영자들을 확연하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부리기 쉬운 사람들을 뽑아서 밑에 두는 사람들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보다 나은 사람들을 고용하는 이들이다. 물론 전자가 압도적으로 많으며 주로 이런 경영자들이 직원들에 대한 불만도 심하다.

직원들도 대체로 비슷하다. 윗 사람 잘 만나서 일 좀 잘 배워 보려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잘 모르면서 아는 체하는 상사 때문에 힘들어 하는 선수들도 많다. 끼리끼리 만나서 큰 충돌 없이 잘들 지내면 좋기야 하겠지만 잘 시키고 열심히 배우려는 사람들이 존중하고 신나서 일하는 사람들을 이기기는 쉽지 않다.

파드레이즈의 프렐러 단장은 많이 배운 사람이다. 요새 추세대로 야구를 과학적으로 한다. 이런 사람들이 계획을 잘 세우고 추진력까지 갖추면 막강하다. 하지만 현장의 문제는 또 다른 차원의 그것이다. 암만 똑똑해도 조직의 모든 걸 혼자 할 수는 없는 법이니 이때 필요한 건 결국 다른 사람이다. 가방 끈이 길지 않아도 현장 관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있다. 그런데 이런 인재가 꼭 경영자와 죽이 잘 맞는다는 보장은 없다.

프렐러는 그 동안 내 친구처럼 관계 초반에 호감이 형성된 사람을 붙잡아 왔고 그 결과는 참담했다. 코치는 선수와 싸우고 선수는 또 다른 선수와 싸우고 사고로 다치고 … 잘되는 집안의 모습은 대체로 비슷하지만 안되는 집안의 모습은 천차만별이라 서로 별 관계 없어 보이는 일들이 모이고 쌓여 분위기 나빠지다 결국 망하게 된다. 젊고 똑똑한 상사와 늙은 백전노장 부하의 조합은 그냥 봐도 껄끄럽기 그지 없다. 하지만 프렐러가 그러한 불편함을 인식하고 수용하여 적어도 현장에서는 자신보다 나은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관계를 지속한 때 공동체가 살아났다.

야구만의 얘기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