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가 석전 박한영 스님의 저술을 출판할 예정

1870년 전라북도 완주에서 태어난 박한영이라는 스님이 있다. 흔히 석전 박한영 스님이라 한다. 아는 게 많은 스님이었다 하는데 그의 가르침이 전해지는 바는 접하기 힘들다. 대부분 누가 그러는데 학식이 높은 분이었다더라 하는 카더라뿐이다. 오죽하면 본명, 호, 법명도 분명하지 않다. 한영이 호라는 둥 정호가 법명이라는 둥 석전이 호라는 둥 온갖 자료들이 중구난방이다. 스님이라면 법명이 있을 터이고 그것을 부르는 게 일반적인데 그러지 않는 것도 희한한 일이다. 하긴 우리나라에서 스님이 그 이름을 떨치려면 모름지기 수필집들을 줄줄이 내야 하는 노릇이니 …

근데 드디어 그의 저술이 정리된다고 한다. 동국대학교의 한국문학연구소에서 앞으로 수 년에 걸쳐 스무 권으로 내놓겠다고 하지만 그것도 나와 봐야 아는 거지 그냥 저러다 뭉개고 말 수도 있다. 그렇게 대단한 분이라면 그의 가르침들이 아직도 전해지지 않을 리가 없겠지.

참고로 보통 4대 성인이라 하는 공자, 고따마, 노자, 소크라테스 모두 스스로 자신들의 가르침을 글로 내놓진 않았다. 공자가 춘추를 쓰긴 했지만 이건 그냥 그가 엮은 역사서다. 고로 높은 경지에 이른 사람이라면 스스로 붓을 들기가 힘는 법이다. 그저 뭇사람들이 그 가르침을 소중하게 여겨 기록할 뿐이다.

동국대 전신 중앙불교전문학교장을 역임한 근대불교의 종장이자 당대 최고의 지성이었던 석전한영 스님(1870~1948)의 저술이 집대성된다.
법보신문 202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