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공동체에 주는 교훈 – 한국식 대통령제의 문제

공동체의 구성원이 국회를 어떻게 구성하든 대통령 앞에서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는 게 증명되고 있다. 나중에 윤석열 내외가 지난 대통령과 그 가족의 길을 그대로 가든지 말든지 그건 나중의 일이다. 중요한 건 지금과 당장의 일인데 문제는 이어서 이재명이 대통령이 된다 한들 크게 다른 걸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거다.

우리 헌법이 정하고 있는 대통령의 권한이 만악의 근원이다. 제대로 된 나라들 가운데 우리 대통령처럼 힘이 센 나라는 없다. 그나마 미국의 대통령이 우리의 그것과 비슷한데 저 나라에서는 대통령을 두 번 할 수 있고 수틀리면 폭도들이 국회를 습격하며 대통령한테 총 쏘고 죽이려 들어 그나마 견제가 된다.

현상이 계속되면 그건 우연이 아니다. 역대 대통령과 그 가족 가운데 온전한 건 문재인과 그 가족뿐이다. 그나마도 지금 교도소 담장을 걷고 있다.

독일은 내각제이며 연방 하원에서 총리를 뽑는다. 별 다를 거 없다. 근데 총리가 되면 근 10년을 할 정도로 정치가 안정적이다. 그 비결은 뭘까?

독일의 하원은 지역구 의원들과 비례 대표 의원들이 같은 수로 구성되는데 후자는 정당 투표로 뽑는다. 이러니 조그만 정당들이 우리보다 쉽게 국회에 들어갈 수 있고 한 정당이 단독으로 집권하지를 못 한다. 우리나 미국처럼 커다란 두 개의 정당이 국회의 중심이 되기는 하지만 이들은 늘 다른 정당들과 연합을 해야 한다.

이재명은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된 뒤 독일 비슷하게 선거 제도를 바꾸겠다고 하더니 막상 선거 때가 되어 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얼핏 생각해 보면 제도를 통해 가치를 구현할 수 있을 거 같지만 이는 틀린 생각이다. 가치가 우선이고 제도는 그 가치를 구현하는 과정에 만들어지는 거다.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며 윤석열을 지지하고 이재명을 쫓아다니는 사람들이 많으면 우리가 보고 있는 거처럼 제도는 바뀌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