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코스프레 단편선 순간들의 음악 만세와 한진중공업 용접공 김진숙
그저 음악 한 곡에 대한 이야기지만 넓은 문제들에 걸쳐져 있다.
먼저 음악 자체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면 한국대중음악상이라는 걸 까지 않고는 시작할 수 없다. 여러 예술들 가운데 음악은 비교적 쉽게 누릴 수 있다. 미술, 무용, 영화 같은 것과 달리 평론의 여지가 좁다. 수 많은 사람들이 각자 즐기며 판단하기 쉬우니까 그렇다. 그런데 굳이 기타 코드 다섯 개도 제대로 짚지 못 하는 사람들이 음악 평론가입네 하며 숟가락 얹고 연명한다. 측은하기 짝이 없다.
그리하여 본디 나는 대중 음악에 대한 소수의 평가를 무시해 오고 있지만 이번 한국대중음악상 결정에 대해서는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단편선 순간들이라는 밴드의 음악 만세라는 앨범 때문이다. 음악 얘기는 여기까지다.
좀 더 복잡한 이념 얘기를 시작한다. 대부분의 공동체는 크게 둘로 나뉘어져 있다. 이들은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 등으로 흔히들 부른다. 나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대립한 사람들의 행태는 지키려는 자와 나아가려는 자 또는 푀양feuillant적 무리와 자코뱅jacobin적 그것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 단순하고 분명한 분류는 자본주의적이냐 사회주의적이냐다.
나는 도대체 도무지 대관절 음악에 대한 만세가 사회주의적 가치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 social justice warrior의 전형이다. 지들도 부끄러운지는 알았는지 알고 듣지 않으면 뭔 소린가 분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조악하게 샘플링을 했다.
그녀가 헌신한 세월은 비록 그게 훌륭한 대중 음악이라 해도 마구 갖다 붙여 쓰기에는 지나치게 숭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