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의 차이
자본주의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재화를 생산하는 수단을 개인이 가질 수 있다. 돈을 들여 재화를 생산하는 수단을 만들거나 만드는 데에 참여하고 일은 하지 않는 사람을 자본가라고 한다. 삼성전자의 주식을 사고 삼성전자에서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은 자본가다. 삼성전자 직원이 삼성전자의 주식을 사면 노동자이면서 자본가가 된다. 사업이 돈을 벌어들인 뒤 재료비와 인건비 등의 비용을 지불하고 남은 돈은 자본가가 전부 갖는다. 비용은 보통 제한적이므로 사업이 수익을 많이 낼수록 자본가는 많은 돈을 번다.
사회주의
사회주의 체제에서는 재화를 생산하는 수단을 공동체가 갖는다. 자본가는 존재하지 않고 모든 노동자들은 공무원들이다. 노점상도 공무원이다. 사업이 수익을 낸 뒤 비용을 지불하고 남은 돈은 공동체가 총유總有한다. 공동체가 거두어들인 돈은 구성원들의 필요에 맞게 나눠 준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복지 비용으로 지출되고 노동의 가치에 따라 다양한 수준의 임금으로 지불되기도 한다. 핵 무기를 개발하는 과학자는 거리를 청소하는 청소부보다 높은 임금을 받는다. 사회주의에서도 경쟁은 미덕이다. 사유재산도 인정된다. 개인이 재산을 소유할 수 있는지 여부는 체제의 구별과는 무관하다.
사회주의에서 이윤의 배분은 곧 권력이다. 이러한 권력은 많은 자본가들이 존재하는 자본주의 체제에서와 달리 독점된다. 국가 차원의 공동체에서 사회주의는 실패했다. 아직 남아 있는 사회주의 체제 국가들은 자본주의적 요소들을 많이 받아들였거나 독재로 버티는 나라들이다.
부자가 될 기회를 주고 가난한 자에게 인색한 것이 자본주의이고 모두에게서 부자가 될 기회를 빼앗고 가난한 자에게 따뜻한 게 사회주의라는 이해는 틀리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어는 체제에서나 뛰어난 능력을 지닌 사람은 부자가 될 수 있고 가난한 사람들을 어떻게 돌보느냐 하는 건 체제의 문제가 아니라 복지 정책의 문제다.
공산주의
공산주의의 개념은 모호하여 사회주의와 거의 같은 뜻으로 쓰인다.** 그 구별이 특별히 중요한 것도 아니다. 중국과 베트남은 공산당 하나만 정당으로 인정되는 공산주의 국가들이지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헌법 제1조에서 사회주의 국가임을 정하고 있다.*** 공산주의 체제에서도 사유 재산은 인정된다. 숟가락이나 속옷을 소유 구분 없이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체제를 위해 급진적이고 폭력적인 방법을 쓰는 게 공산주의인 것도 아니다. 시진핑은 공산주의를 위해 평생 싸우겠다며 자신들 정치 체제를 공산주의라고 분명하게 외치지만 다들 알듯이 중국에는 어마어마한 부자들이 많다.
북한의 정식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러한 체제의 구분은 민주주의와 양립할 수 있다.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체제라고 민주주의를 부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패하고 독점된 권력은 사실적, 필연적으로 민주주의와 양립할 수 없게 된다.
완전한 체제는 없다. 형편에 맞게 적당히 섞어서 써야 한다. 1900년대 중반 이후 유럽의 여러 나라들에서는 심한 노동자 투쟁이 있었다. 지금 이 나라들의 자본주의 체제에는 사회주의적 정책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 민법의 조합은 우리 체제 안에 들어와 있는 사회주의다. 충청북도 청주시에 우진교통이라는 버스 회사가 있는데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여 2004년에 망하게 됐다. 이때 노동조합이 회사의 소유권을 사서 회사를 일으켜 세웠다. 이 회사의 노동자들은 회사의 수익을 나누어 갖는다. 나쁜 짓을 하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의 원장과 교사들이 많아서 학부모들이 모여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운영하기도 한다.**** 공동체가 커질수록 이상을 구현하는 것은 어려워지지만 조그만 공동체에서는 이렇게 가능하다. 사회주의는 나쁜 게 아니다.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094886?sid=110
** https://www.history.com/news/socialism-communism-differences
*** http://www.unilaw.go.kr/bbs/selectBoardList.do?bbsId=BBSMSTR_000000000021&bbsSubId=001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4452205?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