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연금 개혁 반대 시위와 한겨레의 왜곡된 칼럼 – 건강기대수명

프랑스 정부가 국민연금 전액 수령이 가능한 나이를 62살에서 64살로 바꾸려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를 반대하고 있다. 정부가 의도하는 대로 바뀌면 전액을 받기 위해서는 43년을 일해야 하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일부만 받게 된다. 아니면 이 기간을 채우기 위해 더 늦은 나이까지 일해야 한다.

프랑스의 노동자들은 대체로 공동체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비판적이다. 오죽하면 세 명이 모이면 혁명도 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나는 이런 성향을 지지한다. 그러나 다른 나라들의 노동자들 환경에 비추어 볼 때 프랑스 노동자들의 그것은 꽤 좋은 편이다. 헌데 그렇지 않다는 취지의 칼럼이 한겨레에 실렸다. 자신을 프리랜서라고 소개한 이은우라는 사람은 출처를 밝히지 않고 이상한 통계를 인용했다. 바로 건강기대수명이다.

프랑스의 ‘건강한 기대수명’, 즉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삶을 즐길 수 있는 연령의 한계는 평균 64살이다.
한겨레 2023. 2. 13.

건강기대수명 또는 건강수명이란 말 그대로 비교적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나이를 뜻하며 영어로는 healthy life expectancy, healthy life years, health-adjusted life expectancyhale 등으로 부른다. 위 칼럼니스트의 주장대로라면 프랑스 노동자들은 저항할 만하다. 프랑스 정부는 평균적으로 건강하게 노동할 수 있는 그 나이까지로 노동을 강요하고 있는데 이는 평균이므로 간단하게 생각해도 절반은 그 나이에 건강하지 못할 거라는 걸 예상할 수 있다. 특히 연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으로 생활하여 큰 재산을 모으지 못한 사람들일 텐데 이들은 주로 육체 노동자들일 것이고 더 빨리 건강을 잃을 테니 말이다. 게다가 모든 노동자들이 성인이 되자마자 노동을 시작하여 내리 43년을 한다는 보장도 없는 마당에 그러지 못한 사람들은 64살을 훌쩍 넘긴 나이까지 일을 해야 그나마 낸 돈을 모두 받을 수 있단 소리다.

그런데 저 통계는 틀리다. 국제보건기구의 가장 가까운 연구에 따르면 프랑스의 2019년생의 건강기대수명은 남녀 평균하여 72.1살이고 2000년생도 69.3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