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는 주장은 그저 쑈일 뿐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할 거라는 건 이제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미국의 미사일 분야 권위자인 시어도어 포스톨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는 9일(현지시각) <한겨레>와 진행한 줌 인터뷰에서 확장억제가 현실성을 가지려면 미국을 노리는 미사일이 아직 취약한 발사 ‘초기 단계’에 드론으로 요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쪽의 근본적 의문은 ‘미국이 핵 사용 위협에 직면해 로스앤젤레스나 뉴욕이 당할 가능성을 무릅쓰고 약속을 지킬 것인가’인데 기존 지상 기반 미사일 방어(MD) 체계는 요격 능력이 매우 떨어져 전혀 신뢰할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미국은 (최악의 상황에선) 한국을 지원하지 않으려 할 수 있다”며, 드론을 이용하는 ‘공중 순찰’ 시스템 개발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 한겨레 2023. 2. 15.
그렇다고 우리도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는 주장은 그게 가능하지 않으며 그럴 필요도 없다는 걸 잘 아는 수준 낮은 정치인들의 나쁜 선동이다. 이렇게 하면 저학력자들의 지지가 일시적으로 강해진다는 공식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가 핵무기를 개발할 때 미국이 가만있을 리 만무하다. 이들의 입장은 확고하다.
재작년 9월 대선판에 뛰어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미국에 전술핵 배치와 핵 공유를 요구하겠다”는 안보공약을 발표했다. 발표 다음날 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부차관보는 윤 후보를 겨냥해 “해당 공약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의 미국의 정책에 대한 무지가 그저 놀라울 뿐”이라고 깔아뭉갰다.
– 한겨레 2023. 1. 5.
그런데 윤석열도 저런 걸 모를 정도까지의 바보는 아니다. 저건 우리나라 안에서만 통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외국에 가서는 내가 언제 그랬냐며 바로 꼬랑지 내린다.
South Korea Leader Dials Back Comments on Developing Nuclear Weapons
– the wall street journal 2023. 1. 19.
결정적으로 우리가 중국이나 일본이랑 모든 걸 걸고 한판 붙을 게 아니라면 핵무기는 필요하지 않다. 지금 가진 거만으로도 북한 정도는 얼마든지 구석기 시대로 만들 수 있다. 문제는 누가 선빵을 날리냐 하는 거지 핵무기를 쓰냐 마냐는 중요한 게 아니다. 굳이 핵 미사일을 맞지 않아도 수도권이 생화학 공격을 먼저 당하면 우린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는다. 물론 우리도 그 이상의 전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굳이 지금 핵무기를 더 갖는다 해서 전쟁 억지력이 획기적으로 더 강해질 여지는 크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