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기를 죽게 한 제자 쭌다를 격려한 부처

    그리고 세존은 쭌다에게 법을 전하시는 말씀과 함께 가르침을 주시고 영감을 주시고 열의를 격려하시고 기쁨을 주신 뒤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셨다.디가 니까야, 마하빠리닙바나 4.19. 속가 제자 쭌다가 삶은 돼지 고기를 부처에게 대접했다. 근데 상한 거였다. 부처는 그걸 먹고 며칠을 앓다가 죽었다. 승가도 이를 인정하였기 때문에 후대의 어떤 문헌에서도 쭌다를 비난하는 글은 발견되지 않는다.디가 니까야, 주석, 각묵 스님…

  • 괴력난신의 역사

    子不語怪力亂神論語 述而 공자는 괴력난신을 부정했다는 말이다. 주희는 怪, 力, 亂, 神을 따로 해석하여 각각을 怪異, 用力, 悖亂, 鬼神이라 했다. 용력은 힘을 쓴다는 뜻으로 가치중립적인데 이걸 초월적인 힘이라고 이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좋지 않은 해석이다. 사량좌는 力을 덕에 반하는 개념으로 이해했다. 옳다. 然而帝王之將興也膺符命受圗籙必有以異於人者然後能乗大變握大噐成大業也三國遺事 紀異 제왕은 부명에 응하고 도록을 받아 보통 사람과는 다르다는 뜻이다. 부명과 도록은 각각 하늘의…

  • [불교] 진아, 참나, 자아, 아상의 차이

    고따마 싯닷타는 브라마니즘 시대의 사람이다. 윤회라는 개념은 이미 바라문교에 있었다. 누군가가 죽고 태어나는 걸 반복한다면 이 누군가를 특정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코끼리가 죽어서 사람으로 태어난 경우 그 코끼리가 철수로 태어난 건지 영희로 태어난 건지 구별할 수 있는 identity가 있어야 한다. 이걸 산스끄리뜨로는 atman이라 한다. 따라서 아뜨만은 찾고 말고 긍정하고 부정하고 하는 게…

  • 글질, 방송질 좋아하는 중들 – 만공 스님의 가르침

    그래도 시라고 쓰게 되고 그 문학적 수양을 하게 되는 것만도 그 방면에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이니 그 업을 녹이기는 대단히 어려운 일인데, 글 쓸 생각 글 볼 생각을 아주 단념 할 수 있겠는가?마음 한번 돌리니 극락이 예 있구나, 법성 스님 법성 스님이 자신의 스승인 김일엽 스님에 대해 쓴 글이다. 김일엽 스님이 출가를 하기 전 그녀의…

  • 빠알리의 발음, 문법, 표기 규칙

    아래의 내용은 내가 글을 쓸 때 적용하는 규칙들이다. 학계에서 통용되는 내용들이 있기도 하지만 내 편의에 따른 것들도 있다. ​발음 로마자 알파베트로 변형한 추가 문자들은 대부분 편의상 그냥 로마자 알파베트로 발음/표기한다. 주의해야 할 것들은 아래와 같다. ​ṁ, ṅ – 초성이나 종성 ㅁ으로 발음하지 않고 종성으로만 ㅇ으로 발음한다. saṁyutta는 ‘사뮷따’가 아니라 ‘상윳따’다. aṅguttara는 ‘앙굿따라’다.v – 단어의 처음에…

  • 부처를 칭하는 다양한 이름들

    부처를 일컫는 이름들은 워낙에 많은데 니까야에서 특히 많이 쓰이는 것들은 아래와 같다. 중국 사람들이 번역한 걸 통상적으로 우리도 그대로 갖다 쓴다.​ siddhattha gotama – 부처의 이름이다. 싯닷타가 이름이고 고따마가 성이다. 영어권에서는 흔히 gautama buddha라고 한다. gautama는 산스끄리뜨로 표기한 걸 영어식 표기로 바꾼 거다. ​bhagavā – ‘공경받으실’이라는 뜻의 형용사다. bhagavant도 같은 뜻으로 이건 형용사로도 쓰이고 명사로도…

  • 자등명법등명 – 빠알리 경전과 중국 불경의 차이

    아난다야, 너희는 자신들을 섬이라 여기고 살거라. 스스로를 의지하여 살며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 말거라. 법을 섬이라 여기고 살 것이고 법에 의지하여 살 것이며 다른 것에는 의지하지 말도록 하여라.디가 니까야, 마하빠리닙바나 2.26. 중국 사람들의 번역이 멋지긴 하지만 원문과는 분명하게 다르다. 부처가 어머니의 옆구리에서 나와 천상천하유아독존을 외쳤다는 말도 니까야에는 없다. 중국 사람들의 의식을 거치면서 한자 특유의 표의문자적 관념화가…

  • 불교에 나오는 언어들 – 빠알리와 산스끄리뜨

    부처가 살던 시절 사람들은 여러 지역에서 여러 언어들을 썼다. 산스끄리뜨도 이들 가운데 하나인데 주로 많이 배운 사람들이 썼다. 부처는 주로 마가다 왕국에서 활동했다. 부처가 죽은 뒤 제자들은 자신들이 쓰던 말로 암송하여 부처의 가르침을 보존하다 나중에는 빠알리로 바꿨다. 빠알리는 마가다 왕국의 언어와 비슷하다. 신약은 그리스어로 되어 있는 걸 번역했지만 예수는 당연히 그 말을 쓰지 않았다. 빠알리는…

  • 격의불교의 한계를 극복하는 빠알리 경전 공부

    부처님의 원음 가르침이라는 게 중국에서 이중으로 번역된 그런 격의불교적인 가르침하고는 상당히 피부에 와 닿는 게 다릅니다.전재성 한국빠알리성전협회 대표, bbs news 2020-4-20 위의 말씀에서 격의란 우리가 흔히 쓰는 ‘격의 없다’는 표현에서의 隔意 즉 ‘서로 터놓지 않는 속마음’이라는 뜻이 아니라 格義 즉 ‘도리를 헤아린다’는 의미다. 서로 다른 말을 써서 생각하는 방식도 다른 사람들이 형이상학적인 개념을 받아서 그대로…